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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활약 린드블럼·산체스... 전설의 영역 ‘20승+1점대 평자책’ 기대감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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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상반기 KBO리그는 공인구 교체 등의 영향으로 그 어느 때보다 '투고타저' 흐름이 뜨거웠다. 당연히, 이런 흐름 속에서는 투수들이 빛날 수 밖에 없다. 이중 가장 화려한 빛을 발하는 선수는 단연 조쉬 린드블럼(32·두산)이다. 지난 14일 롯데와의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승리를 챙기며 1985년 김일융 이후 35년 만에 전반기 15승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는 전반기 20번을 등판해 무려 15번을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실점 이하)를 만들어내며 단 1패만 기록하고 대부분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평균자책점. 리그 2위인 130이닝을 던지면서도 2.01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하반기 대기록 도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바로 22년만의 ‘20승, 1점대 평자책(평균자책점)’ 달성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20승이 유력한 가운데 자책점도 간발의 차이로 2점대 초반을 지키고 있어 충분히 달성을 기대해볼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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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린드블럼. 연합뉴스


‘20승, 1점대 평자책’은 더 이상 현대야구에서 만나기 힘들 것으로 여겨지던 기록이었다. 철저한 분업화로 선발투수의 승수 쌓기가 점점 힘겨워지는 데다가 타자들의 타격기술 향상으로 1점대 평자책 자체도 희귀해진 탓이다. 실제로 1997년 김현욱이 마지막 기록 달성자였고, 이마저도 선발이 아닌 무리한 불펜등판으로 만든 비정상적 기록이었다. 김현욱 이전 달성자는 박철순(1982년), 최동원(1985년), 선동열(1986, 1989,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 투수 모두 KBO리그 팬들을 설레게 하는 이름들이다. 이후로는 2007년 다니엘 리오스가 22승과 2.07로 가장 근접한 기록을 냈지만 이듬해 일본에 진출해 약물복용 사실이 적발돼 KBO리그에서의 기록도 얼룩이 졌다. 사실상 남아있는 진정한 ‘20승, 1점대 평자책’은 모두 1980년대 전설들이 만들어낸 것들뿐인 셈이다. 린드블럼은 지금 ‘전설’의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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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 앙헬 산체스.


더욱 놀라운 것은 대기록에 도전하는 이가 린드블럼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반기 또 다른 최고 투수중 하나인 앙헬 산체스(30·SK)도 13승2패에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며 충분히 대기록 등정이 가능한 페이스다. 후반기 7승은 올 시즌 최강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SK의 에이스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꾸준히 1점대를 유지하다 최근 두번의 등판에서 6자책점이나 내주며 수직 상승한 평균자책점을 다시 끌어내리는 것이 관건. 지난해에도 KBO리그에서 체력적 문제를 드러냈던 선수여서 하반기에 다시 반등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SK가 기록달성을 위해 산체스를 철저히 관리해줄 경우 그 역시 전인미답의 기록에 도전할만한 선수인 것만은 분명하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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