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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스틸웰 "한·일 협력 없인 어떤 중요한 이슈도 해결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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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외교부 라인과 연쇄 만남… 호르무즈해협 파병은 거론안해

데이비드 스틸웰 신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7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각각 만난 뒤 기자들에게 "한·미 관련 모든 이슈에 관여(engage)할 생각"이라고 짧게 말했다.

'일본'이라는 단어는 빠졌지만 이 언급을 두고 "꼬인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해 미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그는 지난 12일 방일(訪日) 중에 가진 NHK 인터뷰에서는 "내가 중재할 예정이 없다"고 했었다.

조선일보

스틸웰 차관보·해리스 대사와 얘기 나누는 강경화 장관 -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찾은 데이비드 스틸웰(가운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해리 해리스(왼쪽) 주한 미국 대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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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오후 외교부 윤순구 차관보와 강경화 장관을 면담한 뒤 스틸웰 차관보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약식 기자회견에서 "기본적으로 한·일 양국이 민감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해법을 곧 찾길 희망한다"며 "미국은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의 노력을 지원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 미국이 역할을 하겠지만 한·일이 먼저 나서서 해결책을 찾으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외교 소식통은 "아직은 '중재'나 '조정' 같은 적극적인 역할이 아닌 지원 수준에 머물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은 기본적으로 우리 당국자들이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스틸웰 차관보는 전반적으로 '경청 모드'였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訪韓)이 상견례 성격인 만큼 한국 정부의 관심 사안을 잘 듣고 정리하겠다는 분위기가 더 컸다는 것이다.

스틸웰 차관보는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의 두 가까운 동맹인 한국과 일본 관계를 강화하는 데 매우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면서 "진실은 한·일 간의 협력 없이는 어떤 중요한 이슈도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러 면담에서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날 오전 스틸웰 차관보는 "오후 만남에서 (한국 입장을) 알아볼 것"이라고 했었다.

이후 약식 회견에서 그는 "우리는 이미 굳건한 동맹을 어떻게 더 강화할지 논의했고, 겹치는 부분이 많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新)남방전략 간에 자연스러운 접점을 어떻게 찾을지 논의했다"고 했다. 중동 정세와 미·중 갈등 등 현안을 논의하면서 자연스럽게 파병 문제를 언급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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