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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까지 잡아먹는 큰입배스, 의암·춘천호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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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외래어종 퇴치 ‘골치’

경향신문

강원 춘천시에서 ‘생태계 교란 어종 퇴치 관리 용역’을 의뢰받아 지난 5월24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의암호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한 (사)한국생태계교란어종퇴치관리협회 관계자들이 조사 과정에서 포획한 외래어종인 큰입배스와 블루길 등을 정리하고 있다. 춘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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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길 등 15~20년 전 유입

7만마리 이상 서식 생태교란

잉어 등 토종 물고기 씨 말려

낚시객 “외래종만 잡혀 짜증”

‘1㎏ 5000원’ 낚시 수매까지

“체계적 퇴치방안 지속 추진”


“20여년 전 외삼촌을 따라 이곳에 붕어 낚시를 온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와보니 루어(가짜 미끼) 낚시로 큰입배스를 잡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네요.” 지난 16일 오후 강원 춘천시 서면 일대 의암호 주변. 평일인데도 수초나 수중 구조물이 있는 지점에선 루어낚시를 즐기는 낚시객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김진오씨(46·서울 송파구)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남부지방의 호수나 하천에 배스 낚시를 하러 다녔는데 요즘엔 수도권과 비교적 가까운 북한강 수계에서도 묵직한 손맛을 볼 수 있어 춘천을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 지역에서 붕어를 잡기 위해 대낚시를 드리우고 있던 한 지역 주민은 텅 빈 어망을 가리키며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는 “외래어종인 블루길만 잡혀 짜증이 난다. 토종어류의 보고로 불렸던 이곳이 유해 외래어종에 점령당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같은 반응은 기우가 아니었다. 춘천시가 북한강 수계의 생물다양성 복원을 위해 지난 5월24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문기관에 의뢰해 ‘생태계 교란 어종 퇴치 관리 용역’을 실시한 결과, 블루길과 큰입배스 등 외래어종이 의암호의 수중생물 군집을 대표하는 우점종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한국생태계교란어종퇴치관리협회는 최근 춘천시에 제출한 용역 보고서에서 의암호 수중에서 가는돌고기, 잉어, 붕어, 누치, 모래무지 등 어류 19종과 파충류 2종, 무척추동물 5종 등이 수중조사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또 서식밀도로 볼 때 의암호에 서식하는 어류 중 우점종과 아우점종(두번째로 우점도가 높은 종)은 블루길과 큰입배스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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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당시 포획된 외래어종인 큰입배스의 입안에서 잉어가 발견됐다. 춘천시 제공


큰입배스는 토종 물고기뿐 아니라 수면부에서 이동하는 뱀까지 사냥하는 포식자인데 최소 7만5000마리 이상(치어 제외)이 의암호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협회 측은 “포획된 성체들의 연령대를 분석해보면 15~20년 전 의암호에 큰입배스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 주민들은 “의암호 상류에 위치한 춘천호의 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춘천시는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내수면어업인과 낚시객을 대상으로 고유 생태계를 파괴하는 배스, 블루길 등 생태계 교란어종을 1㎏당 5000원씩 주고 수매하는 사업을 벌였다. 지난해 말까지 11년간 수매한 양만 150여t에 달한다. 어미 블루길 1마리의 무게가 340~450g(배스 500g~2㎏)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어림잡아 수십만마리를 없앤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번식력이 강한 이들 외래어종은 여전히 의암호 등 북한강 수계 주요 호수의 우점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병국 춘천시 수산지원팀 주무관(42)은 “올해에도 2억원을 들여 40t을 수매키로 했다”며 “어느 정도 한계는 있겠으나 용역 결과를 토대로 보다 체계적인 외래어종 퇴치 방안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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