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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군무에도 머리 모양 멀쩡… 특수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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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아티스틱 수영 고난도 머리 단장

2시간 걸려 2단계 젤라틴 코팅… 경기 중 흘러내리면 감점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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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프리 콤비네이션(10인)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아티스틱 스위밍 국가대표 선수들. 머리에 광택이 나는 것은 물에 젖어서가 아니라 덧칠해 바른 젤라틴 때문이다. 광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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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4분여의 격렬한 칼 군무를 선보이고 나온 선수들의 겉모습은 한 점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지 않았다면 ‘경기 전’이라고 해도 믿을 뻔했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스위밍에 나선 선수들 얘기다.

한국 대표팀이 18일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스위밍 프리 콤비네이션(10인) 첫 도전에 나서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한 가운데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들의 외모가 주목받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특수분장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내놓는다.

선수들은 과거 방수 기능이 있는 특수 화장품을 사용했지만 최근 대부분 화장품엔 기본적으로 방수 기능이 있어 일반 제품을 쓴다. 이수옥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아티스틱 스위밍 담당관은 “시중의 기본 화장품으로도 잠시 물에 들어갔다 나오는 건 무리가 없다. 다만 얼굴의 표현을 심사위원 및 관중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일반적인 화장보다 진하게 한다”고 말했다. 수시로 자주 하는 일이다 보니 선수단 11명이 메이크업을 하는 데 30여 분밖에 안 걸릴 정도로 일상사가 됐다. 직접 거울을 보고 하거나 2인 1조로 짝을 지어 서로 해주며 팀워크를 쌓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경기 전 최고 ‘난도’ 과제는 머리단장이다. 선수들이 머리를 묶는 과정까지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세팅한 머리를 물속에서도 한 올 흐트러짐이 없게 하기 위해 진행하는 코팅 작업이 까다롭다. 코팅 재료로 주로 쓰는 건 시중에서 젤리를 만들 때 쓰는 젤라틴이다. 경기장의 차가운 물에도 녹지 않고 식용이라 인체에도 무해해 선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젤라틴 코팅 작업은 총 2단계다. 젤라틴 가루를 물에 풀어 열을 가한 뒤 흐물흐물해지면 머리를 빗듯 구석구석 초벌로 한 겹 바른다. 시간이 흘러 머리에 바른 젤라틴이 굳으면 또 그 위에 다시 젤라틴을 한 겹 더 바른다. 이후 헤어드라이어로 구석구석 마무리 작업을 진행한 뒤에야 ‘OK’ 사인을 낼 수 있다. 이 작업도 선수들이 직접 하는데 총 2시간 가까이 걸린다.

한국 대표팀 주장 김소진은 “경연 도중 머리가 흘러내리면 감점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성껏 꼼꼼하게 한다. 오전 11시부터 예선이 시작된 오늘 단장을 위해 오전 4시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머리카락 전체를 뒤덮은 젤라틴은 직접 만져보면 매우 끈적끈적하다. 따뜻한 물로 걷어내면 없어진다고는 하지만 두피 구석구석을 파고든 젤라틴을 제거하는 과정도 마냥 쉽지는 않다. 김소진은 “우린 선수다. 그런 부분을 불편해할 겨를이 없다”며 활짝 웃었다.

광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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