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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착륙 50주년]① 꿈, 도전, 음모론…이제는 달 탐사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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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여기는 고요의 기지, 이글은 착륙했다."
(Houston, Tranquility Base here. The Eagle has landed.)

50년 전인 1969년 7월 20일, 미국 휴스턴에 있는 NASA 존슨우주센터 본부에 날아온 교신입니다. 7월 16일 새턴Ⅴ로켓에 실려 지구를 떠난 아폴로 11호가 나흘 만에 달에 착륙한 겁니다. '이글'은 착륙선의 이름입니다. 선장이었던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디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한 사람에게는 작은 발자국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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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표면에 찍힌 암스트롱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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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트롱 등은 달에서 2시간 반 정도 머물며 각종 실험과 촬영, 토양·암석 채집, 기념판·성조기 설치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7월 24일 무사 귀환했습니다. 매일 밤하늘에서 찾을 수 있지만 갈 수는 없었던 달에 1주일 남짓이면 다녀올 수 있다는 사실에 전 세계는 흥분했습니다.

[연관 링크] 아폴로 11호 달 착륙 당시 영상

시작은 미-소 '우주전쟁'

달 착륙의 시작은 미국과 당시 소련의 경쟁에서 출발합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은 끝났지만, 미국과 소련의 우주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원자폭탄의 위력을 알게 된 선진국들은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로켓 개발에 서둘러 뛰어들었습니다. 소련은 이렇게 개발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개량한 로켓(R-7)을 만들었고, 이걸 발사체로 1957년 10월 4일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 궤도에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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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이 발사한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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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발 '스푸트니크 쇼크'로 자존심이 구겨진 미국에선, 1960년대가 지나기 전에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케네디 대통령의 야심 찬 구상이 나왔습니다. 이를 위해 스푸트니크 1년 뒤인 1958년 부랴부랴 미 항공우주국(NASA)이 만들어졌고 '아폴로' 계획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1960년대의 마지막 해인 1969년에 그 약속이 지켜졌습니다.

공상과학에서 현실로? 달을 꿈꾼 사람들

달은 케네디 대통령만의 꿈이 아니었습니다. 케플러의 법칙을 만든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를 아시나요? 그는 일생동안 달을 연구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달의 무늬나 인력 등을 과학적으로 밝힌 그는 소설가이기도 했습니다. 1634년 세상에 나온 '꿈'이라는 소설에는 지구와 달이 어둠의 다리로 연결되는 일식 때를 이용해 달에 간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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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 ‘꿈’(1634년)


"달은 산과 계곡으로 가득하며 마치 움푹 파인 구덩이와 계속 이어지는 동굴을 파 놓은 것 같이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고 상상했는데요.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중력이 약해지고 우주로 나가면 공기가 희박해진다는 설정은 지금 봐도 과학적입니다. 훗날 칼 세이건은 이 소설을 '최초의 SF소설'이라고 평했지만, 시대를 앞서간 소설 때문에 어머니가 마녀로 몰려 잡혀가는 등 케플러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해저 2만 리'로 친근한 프랑스의 작가 쥘 베른은 1865년 거대한 대포를 타고 달까지 간다는 내용의 '지구에서 달까지'라는 소설을 발표합니다. 1869년엔 속편 '달나라 탐험'이 세상에 나왔는데 산업혁명 이후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던 19세기 달 탐사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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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베른 ‘달나라 탐험’(1869년)



이 소설에서는 대포라는 황당한 설정이 있기는 하지만 발사 각도나 달까지 거리 등을 치밀하게 계산했습니다. 또 속편에서 포탄 우주선을 타고 달 탐사에 성공한 뒤 달의 인력에 이끌려 영영 궤도선이 되는 듯했다가 역추진을 통해 지구로 돌아오는 드라마틱한 과정은 100년 뒤 실현될 달 탐사를 예견한 듯합니다. NASA 역시 쥘 베른의 소설 속 우주선 모양이 아폴로와 흡사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중단…음모론 여전

다시 아폴로 계획 얘기로 돌아가 보죠. 아폴로 11호의 쾌거 이후 달 탐사는 당분간 계속됐지만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달 탐사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러다 보니 애초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조작된 것이라는 음모론도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달 착륙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달 표면은 진공인데 미국 국기가 펄럭였다', '발자국이 저렇게 선명하게 남을 수 없다', '그림자 방향이 서로 다르다' 등 다양한 주장을 펼칩니다. 달 착륙이 조작됐다고 믿는 미국인은 전체의 5%에 이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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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1호 선장 암스트롱이 촬영한 달에서 지구가 떠오르는 모습(earth-r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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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NASA의 해명을 볼까요? NASA는 성조기를 꽂는 순간 반동에 의해 깃발이 펄럭이는 것처럼 보이는데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해 작은 힘에도 이렇게 요동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달 표면이 젖은 모래 같았다고 우주인들이 회상하듯 규산염 성분의 월면토는 잘 달라붙는 성질이 있어 발자국이 찍힐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요. 해가 지평선에 걸려 있을 때 높은 언덕에서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그림자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해명합니다. 사실, 문제는 간단합니다. 만약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쇼를 벌인 거라면 당시 라이벌이자 달 궤도선에서 미국보다 앞서나갔던 소련이 가만히 있었을까요?

NASA가 달 탐사를 그만둔 것은 경제적 이유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달 탐사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지만, 예산 대비 효과는 떨어진다고 판단한 겁니다.

대신 NASA는 1970년대 후반부터 태양계 탐사에 주력했습니다. 1977년 보이저가 발사돼 2013년 태양계를 벗어났고 성간 우주에서 40년 넘게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태양계의 목성, 토성을 담은 아름다운 사진은 대부분 보이저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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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 1호’가 촬영한 목성의 근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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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 달 탐사 2라운드

그 사이 유럽과 일본, 중국, 인도가 달 탐사 2라운드에 등장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달 탐사계획을 발표한 지 10년 만인 2007년 달 궤도선 '창어 1호'를 발사했고 올 1월 3일에는 최초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올해 말에는 달의 샘플을 채집해 귀환하는 미션도 예정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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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로봇을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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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앞다퉈 달 탐사에 나서는 것은 달이 지구와 가깝기 때문에 우주기술을 시험하기에 좋은 무대인 데다 화성 등 심우주로 가는 중간 기지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달에 대한 정보가 쌓이면서 물이나 희토류 같은 자원의 존재도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달이 제2의 부흥기를 맞게 되자 최근 미국도 새로운 달 탐사 계획을 내놨습니다. 그리스 신화 속 달의 여신 이름을 딴 '아르테미스' 계획입니다. 과거 태양의 신 '아폴로'가 달 탐사에 나섰다면 이제는 쌍둥이인 아르테미스가 그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뜻도 담겼습니다.

일단 2020년 아르테미스 1호가 달 궤도를 무인 비행하고 2년 뒤에는 궤도선에 우주인을 싣고 갑니다. 2024년쯤 우주인의 달 착륙과 달 궤도 우주정거장 건설을 시도할 계획입니다.
2라운드 달 탐사를 위해 NASA는 이미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발사체(SLS)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캡슐인 '오리온'도 만들고 있는데요.

달 착륙에서 거주로, 영구기지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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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유인 탐사를 위해 개발 중인 거대 발사체(좌)와 오리온 캡슐(우)



아폴로 계획의 목적이 달에 '도달'하는 것(Get There)이었다면 아르테미스 계획은 이제 달에 '거주'하는 것(Stay There)을 목표로 합니다. 2028년쯤 인류가 머물 수 있는 영구 기지가 달에 들어설 예정인데요. 달을 베이스 기지로 화성 유인 탐사도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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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상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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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라는 이름답게 달에 발자국을 찍을 다음 주인공은 여성 우주인으로 선발할 계획인데요. 달 착륙 50년 이후 다음 50년은 또 어떤 엄청난 일들이 벌어질까요.

[사진 출처: NASA 제공]

신방실 기자 (weez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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