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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리빌딩 시대 최대 수혜자와 피해자는? [전반기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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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화 정은원이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 KT의 경기 7회말 무사 2루 상황에서 2루타를 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기 마련이다. 다양한 얘깃거리가 쏟아진 2019 KBO리그 전반기에도 그랬다. 특히 하위팀일수록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대적이든, 소극적이든 리빌딩을 선언한 팀에서는 약진한 젊은피와 고개 숙인 베테랑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리빌딩 시대의 최대 수혜자는 한화 정은원(19)과 KIA 박찬호(24)다. 둘은 양 팀의 올시즌 전반기 최대 히트상품이기도 하다.

정은원은 17일 현재 93경기에 출전해 104안타 11도루 타율 0.280으로 한화의 2루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포스트 정근우와 “수비에서 포근한 선수가 되겠다”던 자신의 발언을 합쳐 ‘포근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콘택트 능력도 뛰어나고 아직은 거친면이 없지 않지만 나름대로는 안정된 수비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은원은 데뷔시즌 98경기에 출정하며 50안타 타율 0.249를 기록했다. 데뷔시즌과 비교하면 올해 일취월장한 성적으로 터줏대감 정근우의 자리를 완전히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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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근우가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19 KBO리그 한화와 KT의 경기에 앞서 훈련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반면 10년 이상 국가대표 2루수로, 한화의 주축으로 활약하던 정근우는 올해 38경기에서 타율 0.211에 그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지난 2017년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수비 범위가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부터 외야와 1루 등을 병행하며 빈자리를 채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요소요소에서 베테랑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지만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는 일찌감치 가능성을 비친 정은원의 성장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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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원석 열풍’에 기름을 부은 박찬호. 박찬호의 피니시 자세가 일반적인 스윙이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KIA 박찬호는 예비역 찬가를 주도하고 있다. 장충고를 나와 2014년 2차 5라운드 전체 50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신인 때부터 남다른 수비 능력으로 각광 받았다. 왜소한 체격 탓에 빠른 공을 이겨내는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현역으로 군복무를 하면서 체중과 근력을 늘려 전혀 다른 선수로 돌아왔다. 올해 83경기에서 89안타 22도루 타율 0.290으로 KIA의 핫코너를 건실하게 지켜내고 있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 위치에서도 반박자 빠른 스타트와 부드러운 글러브 핸들링으로 KIA에 없던 내야수라는 칭찬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은퇴한 이범호(38)의 유니폼 번호를 물려받아 큰 축하와 함께 ‘포스트 이범호’로 당당히 등극했다.

박찬호의 약진은 이범호가 은퇴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지만 팀 전체로 보면 나지완이 가장 큰 희생양이 됐다. 라인업은 한정돼 있고 맹활약 중인 젊은 피를 외면할 수 없으니, 색깔이 겹치는 선수 한 명은 어쩔 수 없이 엔트리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프로의 냉엄한 현실이기도 하다. 프레스턴 터커와 최형우, 김주찬 등이 버티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을 뛰어넘거나 최소한 대등한 활약을 펼쳐야 하는데 올해 나지완은 말그대로 낙제점이다. 시즌 53경기에서 142차례 타석에 들어섰지만 홈런 6개와 17타점 타율 0.195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들쑥날쑥한 출장기회 탓에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을 수도 있지만, 시작부터 이렇다 할 임팩트를 주지 못한 것은 나지완의 패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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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민수.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 KT의 경기.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올해 약진한 KT는 투수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예비역’ 김민수(27)가 선발로 자리를 잡으면서 금민철이 1군에서 자취를 감춰 희비가 엇갈렸다. 배제성(23)과 김민(20)까지 선발 연착륙에 성공하니 금민철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대형 신인으로 각광받은 이대은(30)이 마무리로 보직을 전환할 정도이니 KT의 ‘젊은 선발진’이 얼마나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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