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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알고도 당한다]③절대 끊지 못하게 하는 전화…'바로 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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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계좌' 얘기하는 수사기관은 없다…모두 보이스피싱

감정적 대응 않고 바로 끊는 게 가장 현명한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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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철 기자 =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의 또다른 특징은 범죄 조직의 '몸통'을 잡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하부조직원들의 검거는 이뤄지지만 경찰 입장에서도 범죄 주도자를 잡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조직 수뇌부는 주로 중국에…국내에선 하부조직원만 잡혀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경찰은 국내에서 '꼬리'(하부 조직원)가 주로 잡히는 데 반해 조직의 핵심 피의자들은 주로 해외에 있는 점을 꼽았다.

보이스피싱 범죄를 기획한 사람은 자금을 마련해 주로 중국에 사무실(콜센터)를 만든다. 최근에는 조선족이 아닌, 한국인들을 현지까지 불러들여 상담원으로 활용한다. 상담원이 범죄에 성공하면 해당 피해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떼어주는 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잡히는 하부 조직원을 제외하고 실제로 전화를 거는 상담원과 이들을 관리하는 수뇌부가 대부분 해외에 있다"며 "우리가 수사권이나 신병에 대해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조직 수뇌부는 콜센터 직원들을 관리하면서 한편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현금 인출책, 전달책 등도 관리한다. 중간에 '배신'을 하는 인출책·배달책은 사기를 당한 피해자에게 연락해 해당 조직원의 신상명세를 알려주며 경찰에 신고하도록 하는 등 치밀한 모습도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직접 현지로 출장을 가는 등 피의자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여러분이 '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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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석 서초서 지능범죄수사과장이 노인대학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에방교육을 하는 모습. 2019.7.20/ ©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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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수사'는 없어…'돈' 이야기 나오면 100% 사기

피해자의 대부분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알고 있으면서도 홀린듯이 피해를 당한다. 공권력을 사칭해 피해자를 겁박하거나, 돈이 궁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겠다고 하는 등 사람의 약점을 교묘히 파고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범죄 예방법은 일단 '돈'이야기가 나오면 전화를 끊는 것이다. 경찰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수사기관은 계좌 비밀번호를 물어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전화를 절대 끊지 못하게 하는 상담원 또한 조심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정말 어떤 사람이 피의자라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그 사람의 돈을 가져간다거나 계좌 비밀번호를 물어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며 "우리가 특정인의 계좌내역 등이 필요할 때 유일하게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압수수색"이라고 말했다.

또 수사기관 사칭형이든, 대출사기형이든 모든 업무는 '대면'으로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사기관의 전화 조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대출 역시 의심을 해야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고 목격자의 경우 전화를 해서 '혹시 해당 사고장면을 보신 적 있느냐'정도까지는 물어볼 수 있으나 그 이상의 전화조사는 불가능하다"며 "특히 조사를 한다면서 사건번호를 불러주고, 범죄와 연관된 통장을 운운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중 대형은행들은 사실상 은행원들이랑 직접 만나서 상담하지 않는 이상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며 "대형은행을 사칭을 해서 전화통화만으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하면 바로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에게 걸려온 전화가 보이스피싱임을 알아챘다면 바로 전화를 끊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법이다. 특히 사는 곳이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이미 말한 상황이라면 더욱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 집으로 찾아오겠다는 협박, 원치 않는 배달음식 주문 등 피해자들을 괴롭히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은행원들의 관심 역시 보이스피싱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실제 일선 경찰서들은 보이스피싱을 막은 은행을 찾아가 해당 직원들에게 포상금과 감사장을 전달하고 있다.

신동석 서초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장은 "전화를 끊지 않고 현금을 인출하는 사람, 지속적으로 납부하던 적금을 갑자기 해약해 인출하는 사람, 잘 사용하지 않던 계좌에서 입금된 돈을 바로 인출하는 사람 등은 대부분 보이스피싱 피해자"라며 "은행원 여러분들께서도 이런 분들을 봤다면 한 번만 더 신경써주시고 경찰과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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