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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멜도 죽게 만든 '작전명 발키리'… 메르켈의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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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군 장교 일부, "히틀러 제거만이 살 길" 거사 / 2008년 톰 크루즈 주연 '작전명 발키리'로 영화화 / '거사 동참' 요청받은 롬멜, 히틀러 명령으로 자살 / 메르켈 "反전체주의의 역사적 교훈 잊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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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배우 톰 크루즈가 ‘발키리’ 거사의 주역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역으로 열연한 영화 ‘작전명 발키리’(2008) 포스터.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4년 7월20일 독일군 장교 일부가 총통 아돌프 히틀러 암살을 시도한 일명 ‘발키리’(독일어로는 ‘발퀴레’) 거사 75주기를 맞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당시 거사에 가담했다가 희생된 이들을 추모했다.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영화 ‘작전명 발키리’(2008)로 더 유명해진 이 사건으로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영웅 중 한 명이었던 에르빈 롬멜 장군도 희생됐다.

◆독일군 장교 일부 "히틀러 제거만이 독일이 살 길"

21일 외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벤들러블록’에서 열린 발키리 거사 희생자들 추모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은 우리가 극우 극단주의, 반(反)유대주의, 인종주의와 결연히 싸워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벤들러블록은 발키리 거사의 주동자였던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1907∼1944) 대령이 거사에 실패한 뒤 나치 추종자들에 의해 처형당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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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발키리’ 거사 75주기 추모식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독일 육군의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1944년 6월 영·미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성공으로 서유럽에서의 전황이 돌이킬 수 없이 기울자 ‘히틀러를 제거하는 것만이 독일이 살 길’이라고 결심한다.

자신보다 상급자인 일부 장군들까지 계획에 끌어들인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1944년 7월20일 히틀러가 작전지휘소로 쓰던 공간 내부에 폭탄을 설치해 터뜨리는 데 성공한다. 거사 직후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동조 세력과 함께 독일 군부를 장악하고 나치를 축출하기 위한 쿠데타에 본격 돌입한다.

하지만 폭발에도 불구하고 히틀러가 무사히 살아남고, 이 사실이 독일 군부에 알려지면서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일행의 거사는 손쉽게 진압되고 만다. 이후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을 비롯해 발키리 거사에 가담한 군인 등 수천명이 대부분 재판도 거치지 않은 채 사형에 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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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육군 원수였던 에르빈 롬멜.

◆'거사 동참' 요청받은 롬멜, 히틀러 명령으로 자살

이 사건은 2008년 미국에서 ‘작전명 발키리’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인기 배우 톰 크루즈가 주인공인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역을 맡아 열연했다. ‘보헤미안 랩소디’(2018)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추모식에서 “불복종이 의무가 될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며 “2차 대전 후 (기본법에) 저항권이 명시됐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같은 사람이 없었으면 존재하지 않았을 권리”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 교훈이 잊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로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의 희생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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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7월 ‘발키리’ 거사의 대상인 독일 총통 아돌프 히틀러.


눈길을 끄는 점은 2차 대전 당시 독일군 기갑부대를 지휘해 여러 차례 큰 승리를 거둬 ‘사막의 여우’란 별명을 얻은 에르빈 롬멜(1891∼1944) 원수도 발키리 거사 실패의 ‘유탄’을 맞고 목숨을 잃었다는 점이다. 거사를 앞두고 폰 슈타우베르크 대령 측이 독일 국민 사이에서 ‘전쟁 영웅’으로 인기가 높은 롬멜 장군을 끌어들이려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훗날 독일 역사가들은 “롬멜은 거사에 적극적 동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시 암살 시도에 격분한 히틀러는 롬멜 장군도 죽이기로 결심한다. 다만 국민적 영웅이란 점을 감안해 처형하는 대신 자살을 명령했다. 롬멜 장군은 거사 3개월 후인 1944년 10월14일 청산가리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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