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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구워먹었는데 괜찮을까’··· 니켈 검출된 철근석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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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석쇠에 고기를 굽는 모습. 나진희 기자


“며칠 전에도 저 불판에 껍데기를 맛있게 구워 먹었는데.”

직장인 A(32)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최근 논란이 된 ‘철근석쇠’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돼지껍데기, 삼겹살 등을 파는 음식점에서 주로 보던 철근석쇠에서 중금속의 한 종류인 니켈이 과다검출됐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철근석쇠가 독특하기도 하고 고기를 구우면 그릴 모양도 생겨 인상에 많이 남았다”며 “그런데 한 업체 석쇠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니 내가 먹은 고기에도 묻어있던 게 아닌가 찝찝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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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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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4배 니켈 검출... 일부 업체 “우리가 쓰는 제품 아냐”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5일 고기를 굽는 불판 등으로 사용되는 철근석쇠를 제작하는 B사 제품에서 니켈이 기준치(0.1㎎/L 이하)의 4배(0.4㎎/L)가 검출돼 해당 제품을 판매 중단하고 회수 조치했다. 식약처가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를 한 철근석쇠 제품은 B사가 지난해 11월23일 생산한 제품이다. 식약처 한 관계자는 “니켈이 초과 검출된 철근석쇠는 해당 업체가 생산한 제품 중 11월23일에 만들어진 것이다. 확인해보니 이날 총 50개가 생산됐으며 온라인 등을 통해 판매된 44개는 구매자들에게 연락해 회수 절차를 밟고 있다”며 “온오프라인 포함해 약 30개 업체의 철근석쇠 제품을 수거해 검사했는데 기준치를 초과한 중금속이 발견된 건 해당 업체 제품밖에 없었다”고 했다.

니켈은 발암성 금속으로 반복적으로 장기간 노출되면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 심혈관 질환, 신경학적 후유증, 행동 발달 장애, 고혈압, 불임, 유산, 기형아 출산 등의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이 소식이 퍼지자 많은 소비자가 불안에 떨었다. 식약처가 검사 대상 업체들의 명단과 제품 수량 등을 밝히지 않은 것도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일각에서 ‘한 유명 돼지껍데기 전문 프랜차이즈가 해당 철근석쇠를 쓰고있다’며 불매 운동도 일어나자 해당 업체가 “식약처에서 문제 삼은 철근석쇠와 자사 제품은 다른 것”이라며 홈페이지에 공식 해명문을 올리는 일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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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백과

◆개인도 검사 없이 철근석쇠 제작해 판매... 전문가 “소비자 주의 필요”

식약처 발표 후 소비자들의 관심은 ‘정말 다른 철근석쇠 제품은 정말 괜찮은 걸까’이다. 철근석쇠의 가격은 보통 개당 2만6000원 선. 누구나 쉽게 온오프라인 주방용품 업체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주방기구 업체 C사 관계자는 지난 17일 “사실 여기나 저기나 철근석쇠 재료는 똑같다. 공사장에서 쓰는 철근을 잘라 용접해 손님이 원하는 크기나 모양으로 만들어 준다”며 “그래서 가격이 대부분 비슷비슷하다”고 말했다. 공정 과정이 비교적 단순하고 재료도 구하기 쉽다 보니 전문 업체 외에 일부 개인도 블로그, 카페 등 온라인을 통해 소량으로 철근석쇠를 주문 제작해 판매하는 실정이다.

철근은 보통 탄소강으로 만들며 부식이 심한 특징이 있다. 녹이 많이 슬면 콘크리트와의 결합이 어려워 이 때문에 니켈, 아연, 에폭시 등으로 도금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건축자재인 철근을 조리기구로 쓰는 게 바람직한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시중에서 판매되는 철근석쇠 중에는 이미 붉게 녹이 슬어있는 것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한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에게 ‘따로 녹방지용 코팅이 되어 판매되냐’고 묻자 그는 “석쇠에 식용유를 발라 코팅하면 된다. 연탄 위에 철근석쇠를 올리면 아주 멋지다”며 판촉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철근석쇠로 고기를 굽고 싶은 경우 구매하려는 제품의 안정성 검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영주 장안대 교수(식품영양학)는 18일 “코팅이 되어있지 않은 무쇠팬도 관리를 잘못하면 녹슬기 쉽다. 철근석쇠도 마찬가지”라며 “철근석쇠 자체보다 시중에 팔리고 있는 제품이 관련 검사를 철저히 받았는지가 문제다. 판매자는 철근석쇠가 고온-고압 등에 견디는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나오진 않는지 판매 전 식약처 등에서 품질검사나 제품검사를 받아야 하며 소비자는 검사를 받지 않은 제품을 구매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업체 등은 유해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반드시 법규 등에 정해진 안전성 검사를 받고 판매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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