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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몸이 못 가면 옷이라도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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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패션, 일상으로

직장인들 옷차림에서 일과 휴가지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마치'몸이 못 가면 옷이라도 하와이!'를 외치는 듯하다. 홈웨어도 됐다가 출근복으로도 입고, 해변에서 살짝 걸치면 바로 '선드레스(햇볕을 쬐기 위해 어깨·등·팔다리가 많이 노출된 드레스)'처럼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이 인기다.

해외 패션 브랜드 로에베와 에트로, 오스카드라렌타, 겐조 등은 이번 시즌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는 넉넉한 실루엣의 셔츠 원피스나 해변에서 '커버업(수영복 위에 가볍게 입는 것)'으로 많이 입는 크로셰(손뜨개) 니트를 주요 의상으로 선보였다. 메건 마클 영국 왕손 부인이 애용하는 뉴욕의 조셉 알투자라 디자이너의 경우 발목까지 오는 크로셰 드레스 디자인을 슬립 드레스와 수영복에 각각 매치했다.

조선일보

(사진 왼쪽)가슴 밑부터 촘촘히 잡힌 주름 덕에 화려하게 퍼지는 맥시 드레스. 올여름 최고 인기인 네온(형광) 핑크로 눈길을 끈다. (사진 오른쪽)편안하게 늘어지는 코튼·리넨 천연 소재의 화이트 드레스에 해변 느낌의 액세서리와 토(발끝) 오픈부츠로 포인트를 줬다. /겐조·로에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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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패션'이라면 보통 하와이안 셔츠처럼 패턴이 화려하거나 노출이 심해 평소에 도전하기 힘들었던 과감한 스타일을 주로 택한다지만, 1년에 딱 한 번 있는 휴가 때만 입고 옷장에 고이 모셔두는 건 왠지 아깝다.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플랫폼 '하고(HAGO)' 관계자는 "이국적인 패턴 의상에 티셔츠를 결합한다든지, 하늘하늘한 시폰같이 얇은 소재에 안감 봉제로 비침을 최소화해 바캉스 의상 같으면서도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옷들이 인기"라고 했다.

특히 국내에서도 속옷인지 잠옷인지 헷갈리게 아슬아슬 어깨끈에 의지한 슬립 드레스와 뷔스티에(bustier·브래지어와 코르셋이 결합된 여성용 상의) 원피스 등 일명 '란제리룩'이 지난해부터 거리를 점령하면서 패션의 기본이라는 TPO(시간·장소·상황) 법칙이 점차 무너지는 것도 최근 트렌드를 뒷받침한다. '집돌이' '집순이' 등 '홈(home)족' 문화가 발달하고, 집에서 쉬겠다는 이들도 많아지면서 일상복에 조개 액세서리 등을 달아 해변 패션을 즐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해변 패션을 일상에서 시도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유럽인들의 바캉스 필수품이라 불리는 화이트 리넨 원단 셔츠가 답이다. 밀라노 패션 브랜드 '히든 포레스트 마켓'의 조성준 디자이너는 "몸에 딱 맞는 슬림 핏 대신 남성들은 늘어지는 듯한 오버 사이즈의 셔츠에 팬츠, 여성들은 셔츠 드레스를 선택하면 출근복으로도 편안하면서도 멋스럽다"면서 "긴팔 셔츠 끝을 동동 접어 올려 검게 그을린 피부를 보여준다면 유럽의 대표 휴양지인 '생트로페 룩(look)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 패션을 강조하며 직장인의 품위도 지키고 싶다면 종아리를 반쯤 덮는 화려한 슬립 미디 드레스에 얇은 재킷을 매치하면 멋스럽다"며 "통풍이 잘되고 땀이 빠르게 마르는 리넨, 면, 실크 등 천연 소재를 택하라"고 추천했다. 또 "큐롯(치마바지) 풍의 통바지나 밑이 퍼지는 플레어 스커트를 입고 운동화나 부츠를 곁들이면 우아하면서도 활동성 있다"고 했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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