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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IT] 특별한 경험 주는 브랜드…밀레니얼 세대에 `눈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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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버버리 카카오톡 이모티콘 증정 이벤트 화면. [사진 제공 = 카카오톡 화면 캡처]


'경험 경제'는 기존 기업들에는 생소한 개념이다.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보다 기업이 제공하는 '경험'을 평가해 소비하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가 파워 소비자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2000년에 태어났다. 한국전쟁 이후 혼란과 가난, 압축적인 경제 성장을 경험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다. 풍요롭게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조직보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한다. 모바일과 디지털을 능숙하게 다루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트렌드에도 민감하다. 지난 6월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막내 형' 이강인 선수가 대표적인 밀레니얼 세대다. 부담 없이 대회를 즐기고 "후회 없이 경기했다"고 당차게 대답한 것은 밀레니얼 세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어도비가 지난 3월 미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유통, 여행, 디지털 경험에 대한 선호도와 기대치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젊은 소비자일수록 기업이 제공하는 경험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8~34세 응답자들은 고객 경험 관리에 대한 기업의 혁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때로는 이를 직접 요구한다고 밝혔다. 18~34세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온라인에서 좋지 않은 고객 경험을 하면 이를 주변에 알리거나 그 회사 제품 구매를 중단하거나 소셜 미디어에 적극적으로 후기를 남긴다고 답했다.

상품이 아닌 경험을 소비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해외 럭셔리 브랜드다. 구찌는 2015년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한 마르코 비차리와 알레산드로 미켈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주도로 대대적인 변신을 했다. 과감한 색상을 사용하고 로고를 키우는 등 파격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고리타분한 전통 디자인을 탈피하고 젊은 소비자들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방식으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구찌는 "왓스 구찌(What's Gucci?·요즘 잘 지내?)"나 "댓츠 구찌(That's Gucci!·멋지네)"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밀레니얼 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가 됐다. 구찌는 작년 80억유로(약 10조2900억원)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65%가 밀레니얼 세대에서 나왔다. '엄마 핸드백 브랜드'라는 고루한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또 다른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 역시 지난해 새로운 총괄 CD로 리카르도 티시를 임명하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버버리는 브랜드 로고를 다시 디자인하고, 스트리트 패션을 강조한 의상을 선보였다. 2018년 10월부터는 매월 17일에 신상품 비 시리즈(B Series)를 한정 판매하면서 이를 소셜미디어로 알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새로운 모노그램 컬렉션 출시를 기념해 사슴 캐릭터의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선보이는 파격 마케팅을 펼쳤다. 창립자 토머스 버버리의 이니셜을 딴 'TB' 모노그램 컬렉션 제품을 입은 사슴은 '망치춤'도 춘다.

최기영 어도비코리아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는 브랜드와 다양한 채널에서 관계를 형성하기 원하며 자신의 특성이 반영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받기를 기대한다"면서 "이 때문에 기업은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고 이들에게 일관된 경험을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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