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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IT·스타트업] 도시 곳곳 예술품에 스마트폰 대면 설명 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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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도시 곳곳에 숨겨져 있는 예술품에 대한 데이터들을 모아서 구글의 주목을 받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연희동이나 문래동, 성수동 등에 숨겨진 예술가들의 작품과 그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수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도시 내 예술품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는 기업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복판에 위치한 트위터 본사에서 만난 라켈리 에스만 위스커버 창업자(사진)는 "위스커버(Wescover)는 전 세계 도시에 위치한 예술작품들 데이터베이스(DB)를 수집하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기본적으로 예술가들이 도시 곳곳에 배치된 자신의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달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건물 외부에 벽화를 그려두었다면 원작자가 그 작품의 위치와 내용을 위스커버 플랫폼에 올려두는 것이다. 이렇게 일차적으로 올라온 데이터들은 위스커버 팀에 의해 가공된다.

위스커버 팀은 또 공공기관 등과 협업하여 기존 도시 내 예술품들 DB도 수집하여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내에서만 127개가량 예술작품에 대한 데이터들을 정리해 놓고 있으며, 한국에도 삼성전자 수원캠퍼스 내부 예술품과 시그니엘 서울 내 예술품들이 등록돼 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들은 구글렌즈를 통해 검색이 가능하다. 구글은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현실 세계 모습을 검색할 수 있는 '구글렌즈' 애플리케이션(앱)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여기에 위스커버의 데이터가 연동된 것이다. 따라서 구글렌즈를 갖고 있는 이용자들은 도시 내에서 특이한 예술품이 있다면 구글렌즈로 찍었을 때 위스커버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예술품인 경우 상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위스커버의 비전은 "온세상이 쇼룸(The World is a Showroom)"이다. 구글렌즈만 갖고 다니면 전 세계가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쇼룸과 같다는 것을 상징한다.

위스커버는 지난 7월 2일 구글과 협업을 발표했다. 구글이 위스커버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에스만 창업자는 "구글렌즈는 인공지능으로 사물을 판독해 낼 수 있는 기술이 탑재돼 있다"며 "하지만 구글렌즈는 의자나 탁자 등 사물을 판단할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예술작품에 대한 데이터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트위터 건물 1층에는 우편함 모양 예술작품이 2점 전시돼 있다. 그러나 이 작품 중 하나를 구글렌즈로 촬영하면 '선반'이나 '와인셀러'라는 엉뚱한 답들이 나올 뿐이다. 아직 인공지능은 예술작품을 예술로 인식하는 학습은 받지 못했다. 구글이 자신들이 갖지 못한 부분을 위스커버가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을 수 있다.

위스커버는 보다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다음, 지역에 있는 숨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판매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갈 계획이다. 그는 "위스커버 이용자가 작가의 페이지에서 비슷한 제품을 구매할 경우 위스커버가 일부 비용을 받는다"며 "지금은 자신의 예술품을 알리는 것에 주로 관심이 집중되지만 플랫폼이 커지면 지역의 아직 알려지지 않은 로컬 메이커들이 수익을 얻고, 위스커버도 지속가능한 플랫폼으로 운영될 수 있는 수익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2016년에 설립된 위스커버는 지난달 6명의 투자자에게서 시드 머니로 311만달러(약 35억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플랫폼 운영비용이 가볍고 예술가들의 DB 등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게끔 간편하게 플랫폼이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창업자인 에스만은 이스라엘 방위군 내 기술유닛에서 연구개발(R&D) 및 인프라 담당 책임자를 지냈고, 핀테크 스타트업인 마켓펄스를 창업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기자 / 이승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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