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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문 대통령 ‘극일’ vs 아베 ‘불신’ 강수 맞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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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 선거 직후, 벼랑대치 여전]

문 대통령 “기술패권 위협, 혁신창업이 해법… 일본 추월 가능”

아베, 국교정상화까지 언급하며“한국, 청구권협정 일방적 위반”
한국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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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자유무역질서를 훼손하는 기술패권이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 있어서도 신기술의 혁신창업이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패권을 휘두르는 일본을 상대로 기술 독립을 통해 ‘탈(脫)일본’, ‘극(克)일’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이날 “위안부 합의를 비롯해 양국 간 국제적인 약속을 한국이 일방적으로 깨고 있다”며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강제징용·일본군 위안부 등 역사문제를 정치 쟁점화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한일 갈등의 분수령에서 두 정상이 팽팽한 언급을 내놓으면서 양국간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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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경제보복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규탄하는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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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지금까지 우리는 가전·전자·반도체·조선 등 많은 산업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우위를 하나씩 극복하며 추월해왔다”며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이 비교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품·소재 분야에서의 혁신을 강조하며 “이 분야에서도 유니콘 기업과 강소기업들이 출현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차원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한층 강화해 줄 것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중소기업들이 국산화 기술을 갖추거나 제품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공급망에 참여하지 못해 사장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정부와 대중소기업이 함께 비상한 지원 협력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관광 활성화를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와 관련한 단기적 대책으로 제시했다. 민간에서 일본관광 거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파장이 적지 않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성장동력에서 수출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길은 국내 소비와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이라며 “더 많은 국민들이 국내에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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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대변인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재진의 일본 수출규제 조치 관련 브리핑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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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직후 한일관계와 관련해 “한국이 먼저 답을 가져와야 한다”고 한 데 대해서도 “최소한의 선을 지키라”고 일축했다. 아베 총리가 전날 TV아사히에 출연해 “한국이 청구권 협정 위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안 될 것”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고민정 대변인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대북 밀반출 주장에 대해서도 유엔 제재위원회 검토를 받자고 일본 측에 설명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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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자민당본부 개표센터에서 TV 중계를 보면서 참의원선거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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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베 총리는 이날도 도쿄(東京) 자민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한일관계를 생각할 때 가장 큰 문제는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키느냐 여부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

아베 총리는 이어 “한일 청구권 협정에 위반하는 행위를 한국이 일방적으로 하고 국교 정상화의 기초가 된 국제조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국교 정상화까지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를 향해 “우리는 우선적으로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했다.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한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쉽사리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4일부터 시행중인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해서도 “바세나르 체제 등의 국제적인 룰 아래서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운용을 재검토한 것”이라며 “(대법원 징용배상 판결에 대한) 대항조치가 아니다”고 다시 한번 말을 바꿨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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