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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WP "中화웨이, 8년간 北통신망 구축 도와"…트럼프 "파악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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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전 화웨이 직원에게서 내부문서 입수 보도

北고려망 3G 네트워크 통합 서비스 등에 관여

2016년 상반기 對北제재 강화하자 평양서 철수

사실이라면 제재 위반…美中·北美 협상에 '변수'

화웨이 측 부인 속…트럼프 "관여해봐야 할 것"

이데일리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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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북한의 상업용 무선통신망 구축·유지에 관여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화웨이 측은 “법과 규제를 준수하는 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부인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진위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의 대북(對北) 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향후 미·중 무역협상은 물론, 자칫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꽤 폭발력 있는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과거 화웨이에 근무했던 익명의 소식통으로부터 회사 내부 문서를 입수했다며 “화웨이가 중국 국영회사인 판다국제정보기술과 손잡고 2008년부터 최소 8년간 북한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WP가 거머쥔 문서엔 화웨이가 판다국제정보기술과 긴밀히 협력해 북한에 기지국과 안테나를 제공하는 등 북한 이동통신사인 ‘고려망’의 3G 네트워크 통합과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관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화웨이가 2017년 11월 미 재무부로부터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제재를 받은 중국 업체 ‘단둥커화’와 거래한 기록도 있다. 다만, 단둥커화가 화웨이의 대북 거래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후 2016년 상반기 대북제재가 한층 강화하자, 화웨이와 판다국제정보기술은 평양에 있던 사무실을 비웠다고 한다. 소식통은 WP에 “화웨이가 더는 업그레이드와 유지·보수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고려망은 현재 노후화된 장비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화웨이의 대북 관여 의혹을 오랫동안 주시해왔다. 미 상무부는 2016년부터 화웨이와 북한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다만, 상무부가 관련 내용을 공식적으로 밝힌 사례는 없다. 현재 미 법무부는 화웨이를 대(對)이란 제재 위반과 은행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한 상태다. WP는 “만약 화웨이 전 직원의 이번 폭로가 사실로 드러나면 화웨이가 미국의 대북 제재를 직접 위반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화웨이가 미 정부로부터 추가 제재나 형사처벌 등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서방이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선뜻 도입할지도 의문이라고 WP는 덧붙였다.

무역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중국은 협상 재개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미국으로부터 거래제한 대상(블랙리스트)으로 지정된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미·북 간 비핵화 실무협상에도 유탄이 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화웨이 측은 WP에 “화웨이는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의 모든 수출규제와 제재 관련법을 포함해 우리가 진출한 국가와 지역의 모든 법과 규제를 준수하는 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켈리 화웨이 대변인은 화웨이가 과거 북한에서 직·간접적인 사업을 벌였냐는 WP의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으며, WP가 입수한 문서의 진위 여부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판다국제정보기술의 모회사인 판다그룹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파악해봐야 할 것”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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