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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설] 세법 개정, 법인세 인하로 과감한 감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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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민간기업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한시적으로 대폭 보강하고, 포용성 강화에 중점을 둔 세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당정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올해 세법 개정안과 관련한 협의를 갖고, 이 같은 결론을 발표했다.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소비와 관광, 수출 활성화를 세제 측면에서 지원하고, 신성장기술 및 원천기술 등의 연구개발(R&D)과 창업·벤처기업 자금조달 등에 대한 세제지원을 늘리는 방안들이 담겼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큰 피해가 예상되는 우리 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낮추면서,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핵심소재·부품·장비 기술개발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투자촉진세제 3종 세트’가 대표적이다.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 상향, 투자세액공제 대상 확대와 일몰연장, 가속상각제도 6개월 한시 확대 등이다. 이날 당정협의에서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위한 R&D 비용 세액공제 확대 필요성이 특히 강조됐다.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업황 하락에 이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수출이 작년 12월 이후 7개월째 마이너스였고, 이달 들어서도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6%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가 30.2%나 줄어들었다. 투자 또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는 작년보다 17.4%나 쪼그라들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설비투자가 -5.5%, 건설투자는 -3.3%로 뒷걸음질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은은 최근 2.2%로 잡았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1%대의 추락을 예측하는 곳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투자를 늘려 기업활력을 높이기 위한 감세(減稅)정책으로 방향을 튼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투자촉진 3종 세트’ 정도로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국내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업들의 62%가 투자활성화에 역부족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이 한시적이고 감면액도 기대에 못 미쳐 체감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들은 세법 개정의 최우선 과제로 법인세 인하를 꼽았다.

법인세율은 기업투자의 핵심 변수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세율을 낮출 때 우리는 오히려 거꾸로 올렸다. 기업들은 해외로 나갔다. 투자가 살아나지 못하면 성장도, 고용도 어려워진다. 지금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은 어디를 보아도 어둡기 짝이 없다. 상황의 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고, 법인세 인하 등 보다 과감한 세제 개편과 적극적인 감세가 필요하다.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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