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볼턴 단독방한…한국, 호르무즈 파병-지소미아 파기 '분수령'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the300]정의용·강경화·정경두 등 정부 핵심 외교안보라인과 면담

머니투데이

【워싱턴=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미국 워싱턴 소재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질문할 기자를 가리키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8.11.28.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보좌관이 일본을 거쳐 23~24일 한국을 방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수행해 방한한 적은 있었지만 단독으로 한국을 찾은 건 지난해 3월 취임 후 처음이다.

볼턴 보좌관의 방한은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따른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촉발된 한일갈등의 향배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고조된 긴장으로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 군을 파병하는 문제도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

22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오전 도쿄에서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과 회담했으며, 23일 고노 다로 외무상,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 등과 만난 뒤 한국으로 출발한다.

한국에서는 오는 2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는 일정이 공개됐다. 볼턴 보좌관은 23일 오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들어온 뒤 핵심 외교안보라인 인사들과 비공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턴 보좌관이 일본과 한국을 연쇄 방문하는 만큼 우선적으로 한일갈등에 대한 협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한일 두 정상의 요청을 전제로 양국 갈등 해소를 위해 미국이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 정부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에 대한 안보상 대응조치 가능성을 거론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검토를 진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일갈등이 한미일 3각 안보협력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안보 우호국 대상 수출관리 우대조치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의견수렴 절차를 24일까지 진행한다. 내각 결정을 거쳐 8월 중하순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화이트리스트에서 빠지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1100여개 품목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GSOMIA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며 맞불 카드를 꺼냈다. 2016년 11월 23일 한일 정부의 서명과 동시에 발효된 GSOMIA는 양국이 2급 이하 군사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1945년 광복 이후 한일이 맺은 첫 군사협정이다.

GSOMIA 체결에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양대 축을 연계하려는 미국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이를 파기한다는 것은 미국이 중국의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볼턴,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한국참여…정식요청 가능성

머니투데이

【워싱턴(미국)=뉴시스】박진희 기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1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영빈관(블레어하우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접견을 기다리던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2019.04.11. pak7130@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볼턴 보좌관이 이번 방한 계기에 우리 측에 호르무즈 파병을 정식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중동 해역에서 이란의 위협에 대처하고 안전한 항행을 확보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의 호위에 대한 연합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이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30%가 지나는 요충지다. 이란은 미국의 원유 수입 금지 조치 등 경제 제재에 맞서 이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은 지난 19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한국을 포함한 60여개국 외교관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구상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다.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은 9일(현지시간) “연합체를 구성하기 위해 여러 국가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지휘함을 보내고 다른 참가국들이 경비정을 투입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연합체의 주요 임무는 참가국들의 상업 선박을 보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연합체 구성이 이란과 군사적 갈등을 보다 격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미측으로부터) 군의 파견을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사실은 없다"면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정식 요청이 들어오면 파병 여부를 본격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시했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