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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입주민들 "전망 가리지마"…129억원 조망권 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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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한 고급 콘도형 건물의 입주민들이 조망권을 지키기 위해 129억원 상당의 거액을 지불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개발업자가 인근에 고층 건물을 신축하려고 하자, 전망이 가려질 것을 우려한 입주민들이 집단으로 개발업자로부터 1100만달러(약 129억원)에 ‘공중권(air right)’을 사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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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개발업자는 건축설계를 저고도로 바꿨고, 콘도형 건물 입주민들은 맨해튼의 상징물 가운데 하나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조망권을 지켜냈다.

입주민들이 거주하는 건물은 맨해튼 첼시의 7번가에 있는 12층 높이의 L자형 건물이다. 개발업체인 ‘엑스텔 디벨롭먼트(Extell Development)’는 당초 L자형 건물 주변의 작은 건물들을 허물고 총 44m 높이의 콘도를 세울 계획이었다.

이런 신축계획이 알려지자 L자형 건물 입주민들은 일주일 만에 협상에 나섰다. 엑스텔 측은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하다가 결국 1100만달러에 합의했다. 엑스텔의 개리 바넷은 "대부분 입주민은 소송을 통해 개발을 막으려 하지만 이들은 돈을 지불해 조망권을 지켰다"면서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L자형 건물 입주민들은 주거 중인 층수에 따라 차등화해 1100만달러를 분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저층 입주민들은 비용을 분담하지 않았다. NYT는 총 몇 가구가 비용을 분담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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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첼시의 7번가에 있는 L자형 건물 ‘시티 프레리(City Prairie)’ / 구글맵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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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천정과 520㎡에 달하는 넓은 공간이 특징인 L자형 건물은 예술가와 배우 등 유명인사들이 거주하기도 했다. 최근 이 건물의 한 세대 거래가는 970만달러(약 114억2200만원)를 기록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양측간 합의는 지난 2016년에 이뤄졌지만,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조망권 보호를 위해 이 같은 거액이 거래된 것은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회사인 더스트 오거나이제이션의 조던 배로위츠 부회장은 NYT에 "무형의 조망권을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지불한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엑스텔 측은 현재 L자형 건물 입주민들의 시야를 가리지 않는 높이의 상업용 건물을 신축 중이며,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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