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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北 연계설' 나오며 미중 '화웨이 긴장' 또 높아지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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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화웨이, 北 상업용 무선통신망 구축·유지 도와"

화웨이 "법·규정 준수" 부인…트럼프 "파악해 볼 것"

뉴스1

화웨이.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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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지난 5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미국의 블랙리스트(거래 제한 대상)에 오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북한과 연계돼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풀리기보다 더 깊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과의 무역협상 재개를 언급하며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화웨이와 북한의 연관성이 확인될 경우 다시 긴장이 고조되는 건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과거 화웨이에 근무했던 익명의 소식통으로부터 회사 내부 문서를 입수했다면서 '화웨이가 북한의 상업용 무선통신망 구축·유지를 비밀리에 도왔다'고 보도했다. 이 문서는 화웨이가 중국 국영회사인 판다국제정보기술과 손잡고 최소 8년간 북한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해당 보도 뒤 미국 의원과 전문가들은 대북제재와 수출 규제 위반이 확인될 경우 미국산 부품 수출 금지와 같은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밴 홀런 상원의원(민주·메릴랜드)과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아칸소)은 공동성명을 통해 "매번 우리는 화웨이가 얼마나 악의적인 상대인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운다"며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 장악 노력으로 인해 국가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어 의회는 관련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중진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도 트위터를 통해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미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가 대북제재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행정부는 화웨이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기보다 거래 제한 대상을 강화하고 수출금지 명령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화웨이의 대북거래 시점을 정확히 알아야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신중한 반응이다.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미국의소리(VOA)에 "거래가 언제 이뤄졌고, 달러가 이용됐느냐에 따라 법무부가 추가 조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법이 발효된 2016년 2월18일 이후에 거래가 계속됐다면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제재 위반이 사실이라면 미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화웨이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화웨이 대변인은 CNBC에 "북한에서는 현재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며 "화웨이는 UN·미국·유럽연합(EU)의 수출 규제와 제재 등을 포함해 우리가 사업하는 모든 나라 및 지역의 법과 규정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정부는 답변을 피했다. 재무부 대변인은 화웨이와 대북 추가제재 가능성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재무부는 잠재적인 조사(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며 개별 회사가 해외자산통제실(OFAC) 규정을 준수했는지도 공개적으로 추측하진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상무부도 "논평을 거부한다"고 했다. 중국 판다정보기술도 논평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을 시작하기 전 화웨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파악해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거대 기술기업들(IT) 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해 화웨이 및 이외 여러가지 사안을 논의하는 백악관 기술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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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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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와 북한의 연관성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는 가운데 화웨이의 연구개발 자회사 퓨처웨이는 22일 수백명의 인력 감축을 발표했다. 퓨처웨이는 텍사스·캘리포니아·워싱턴 등에서 약 850명을 고용하고 있다.

회사 직원은 이번 감원 목표가 근로자 70%에 해당한다면서 화웨이 본사로부터 해고자 명단이 발송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이날 해고가 이뤄졌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화웨이의 감원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지 약 2개월 만에 시행된 것이다. 한 직원은 "화웨이는 블랙리스트가 되기 직전인 지난 5월17일 퓨처웨이 모든 직원에게 모든 것들을 화웨이 클라우드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며 "그 이후로 퓨처웨이는 기본적으로 일을 중단했다. 거의 모든 일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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