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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마동석도 합류…다양성 내세운 수퍼 히어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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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신작 2020~2021 캐스팅 공개

영어·액션 무기로 ‘이터널스’ 주연

‘샹치’는 중국계 무술 고수 내세워

성소수자·장애인 히어로 등장 예고

중앙일보

마블의 새 히어로물 ‘이터널스’ 출연진과 클로이 자오 감독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코믹콘 2019’ 행사장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쿠마일 난지아니,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셀마 헤이엑, 자오 감독, 리아 맥휴(앞줄), 리차드 매든, 앤절리나 졸리, 로런 리들로프, 마동석(돈 리). 마동석은 초능력 캐릭터 길가메시를 맡는다. [사진 마블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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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다양해지고 새로워진 마블 수퍼 히어로들이 온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 퇴장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책임질 페이즈 4의 주인공들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코믹콘 2019’에서 케빈 파이기 대표가 공개한 라인업은 2년 간 총 10편. 첫 테이프는 2020년 5월 1일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블랙 위도우’가 끊는다. 이어 ‘이터널스’ ‘팰콘 앤 윈터 솔저’ ‘샹치와 10개 반지의 전설’(이하 ‘샹치’) ‘완다 비전’ ‘닥터 스트레인지2’ ‘로키’ ‘왓 이프’ ‘호크아이’ ‘토르4’가 극장 혹은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다. 이밖에 시나리오 개발 단계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 ‘블랙팬서2’ ‘캡틴마블2’ ‘판타스틱4’ ‘엑스맨’ ‘블레이드’ 등까지 포함하면 이날 윤곽을 드러낸 작품 수만 총 23개다.

이중 한국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내년 11월 6일 개봉할 ‘이터널스’. 앞서 마블 합류설이 나왔던 배우 마동석(미국 이름 돈 리)이 주연 길가메시 역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길가메시는 원작 코믹스에서 ‘토르’와 맞먹는 초인적인 능력의 캐릭터로 묘사됐다. 공동 주연도 앤절리나 졸리(테나 역), 셀마 헤이엑(에이작 역) 등 할리우드 특급 스타들이다.

마동석 캐스팅에는 마블 시리즈에 대한 국내 관객의 지지 뿐 아니라 그가 영어와 액션 둘 다 가능하다는 게 주효했다. 한국 태생인 마동석은 고3 때 미국으로 건너가 이종격투기 트레이너 등을 하다 35살에 한국 영화 ‘바람의 전설’로 데뷔했다. 마동석은 이날 “길가메시와 헐크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는 질문에 유창한 영어로 “어… 마크 러팔로(헐크 역) 있나요? 없어요? 그럼 길가메시요”라며 객석의 웃음을 유도했다.

14억 중국 시장을 겨냥한 첫 중국계 히어로도 공개됐다. 2021년 2월 개봉하는 ‘샹치’의 주인공 샹치는 원작 코믹스에서 암살자로 키워졌다가 정의로운 무술 고수로 변신하는 캐릭터다. 중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국적자로 설정된 샹치에 마블이 낙점한 배우는 중국계 캐나다인 시무 리우. 2016년부터 캐나다 CBC에서 방영 중인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에서 1.5세 문제아를 대표하는 맏아들 정(Jung)을 맡고 있다. 리우는 이날 행사 후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 여기에 속할 권리를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반면 샹치에 맞서는 악당으로 홍콩 스타 양조위(梁朝偉·량차오웨이)가 캐스팅돼 그의 일부 팬들은 불만을 토하고 있다. 양조위가 맡게 될 ‘만다린’이 영화 ‘아이언맨 3’에서 아이언맨의 적으로 나온 바 있지만 원작 코믹과 달리 별다른 인상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조위 캐스팅이 만다린의 본래 가공할 만한 초능력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마블 역사상 처음으로 성소수자(LGBTQ) 히어로도 등장한다. ‘토르’ 시리즈에서 테사 톰슨이 연기해온 발키리가 첫 주자로 지목된다. 앞서 ‘어벤져스:엔드게임’의 마지막에서 아스가르드의 새로운 왕이 된 발키리와 관련해, 이날 톰슨은 “새로운 왕으로서, 그녀는 여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답해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했다. ‘토르4’에 나탈리 포트만이 ‘여성 토르’를 연기한다는 발표도 나와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날 행사에선 유독 ‘처음’이 자주 강조됐다. ‘이터널스’에는 첫 청각 장애 히어로 마카리도 등장한다. 로런 리들로프는 그 자신이 미국인 청각 장애 배우다. 2017년 첫 흑인 주연 ‘블랙 팬서’에 이어 지난해 첫 여성 주연 ‘캡틴 마블’을 내놓았던 마블의 세계관 확대이자 시장 확대 전략이다. 기존 가치에 저항하는 밀레니얼 및 Z세대에겐 이 같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 강화가 주효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첫 아시안 히어로는 내년 세계 1위로 올라설 게 확실한 중국 영화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엔드게임’의 경우 중국에서만 42억4000만 위안(약 7200억원)의 입장 수입을 올려 중국 역대 흥행 외화 1위에 올랐다. 엔드게임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도 지난 21일까지 27억9000만달러(약 3조2796억원)의 흥행수입을 올리며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디즈니가 마블 영화로만 벌어들인 게 182억 달러(21조3941억원)가 넘은 것으로 집계된다. 2009년 마블을 약 40억 달러(4조6936억원)에 인수하면서 “5000개가 넘는 캐릭터를 보유한 보물 상자”라고 표현했던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의 베팅이 적중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 5대 영화사(빅5) 시장 점유율에서도 디즈니(36.3%)는 2위 워너브러더스(16.3%)를 2배 이상 앞섰다. 향후 예고된 마블 시리즈 중 상당수가 오는 11월 개시하는 디즈니+에 독점 공급될 전망이라 넷플릭스가 지배하는 스트리밍 시장에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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