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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땡볕에 둔 맥주 환불하고 옷-양말에 립스틱 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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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소비자들의 도를 넘은 반일 행동이 논란이 되고 있다. 불매가 각자 선택에 따라 결정 가능한 사안인 만큼 기업과 다른 소비자의 권리를 해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시 소재 유니클로 수원망포점에서 의류 상품 일부가 훼손되는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이 매장 내 진열대에 쌓아놓은 옷 몇벌과 양말 수십켤레에 누군가 립스틱을 묻혔다. 매장은 지난 10일에 이어 같은 방식으로 의류가 훼손된 점으로 미뤄 고의적인 범행이라 판단해 이같은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앞선 두번의 훼손으로 피해 본 금액은 4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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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인터넷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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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의류기업인 유니클로는 소비자들의 주요 불매대상에 올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명동점과 광화문점 등 앞에서 연일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본사 임원이 "한국 불매운동이 장시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항의가 빗발치자 사과문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립스틱 훼손 사건을 고조된 반일감정이 만든 소동으로 보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이때문이다.



수원남부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키뉴스에 "CCTV를 확보해 수사 중이며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는 못한 상태"라면서 "현재로서는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여길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를 마치는 대로 용의자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할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3일 한 트위터 이용자는 주요 일본 맥주를 마트에서 대량 구매한 뒤 땡볕 아래 오랜 시간 뒀다 다시 환불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어제 마트가서 장보며 일본 맥자 쌓여 있길래 (다른 사람 못 사게) 카트에 가득 싣고 계산했다"며 "트렁크에 싣고 오늘 땡볕에 차 세워둔 채 저녁에 그대로 환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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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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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는 해당 주류를 구입해 건강에 해를 입을 수 있다. 제품의 하자나 개인 변심 때문이 아니라 의도된 환불이었단 점에서 도를 넘은 불매 행동이란 평가다.



이같은 사례가 잇따르는 데 대해 학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개별적으로 불매를 결정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은 자유이나 제품을 둘러싼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까지 반일 감정을 강요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의 활성화로 일본 수출 제재 등 비난의 여지가 있거나 흥미로운 소식은 특히 여론으로 빠르게 확산한다"며 "불매운동의 여론화는 좋은 흐름이나 기업의 팔 권리와 소비자의 불매하지 않을 권리를 해치진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외교 이슈로부터 받은 자극을 해당기업의 제품을 망치면서 풀어내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개방적인 수출과 수입을 성장동력으로 삼아왔으므로 불매 움직임이 퍼질수록 자국민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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