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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새벽➞야간➞친환경...유통업계 '끝장' 배송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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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배송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있다. 마켓컬리, 쿠팡 등 신흥 유통업체들이 배송에서 앞서 나가며 소비자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유통업체들은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고객을 잡기 위해 야간·새벽배송에 나서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서울 강남, 서초 일부 지역에 심야시간대 상품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야간배송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한다. 배송 신청 시간은 오후 6시에서 오후 9시로, 배송 가능 시간대는 밤 12시까지로 늘렸다. 당일·야간·새벽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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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닷컴 새벽 배송 차량./ 안소영 기자



또 다른 유통 공룡 이마트와 롯데홈쇼핑은 최근 ‘친환경 새벽 배송’을 내세우고 있다. 기존 새벽 배송이 과잉 포장으로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친환경 배송을 내세운 것이다. 이마트는 포장 부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새벽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롯데홈쇼핑도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아이스팩과 보냉박스를 사용한다.

두 기업 모두 새벽 배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SG닷컴은 새벽 배송을 시작한 지 한달만인 이달 29일부터 서울 경기 17개구로 배송권역을 넓힌다. SSG 닷컴 관계자는 "밤 10시 전후로 새벽 배송이 마감되는 날이 많고 주말을 앞두고 주문이 몰렸다"며 "계획보다 4개월 빠르게 배송지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2일부터 온라인쇼핑몰에 전문관 ‘새롯배송’을 열고 새벽 배송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현재 서울 일부 지역(강남·서초·송파)만 가능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지방에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500여종인 배송 가능 상품도 7000종까지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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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의 새롯배송./ 롯데홈쇼핑 제공



유통업체들은 소매 업황 부진에 새로운 배송 시도를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소매유통업 경기 전망 지수는 2015년 2분기 이후 한 번도 기준치(100)를 넘지 못하는 등 비관론이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은 온라인과 전문점에 밀려 2분기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배송 서비스 확대로도 수익 창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배송 품목의 절반이 신선식품으로 마진율이 낮은 데다 업무가 야간·새벽에 이루어져 인건비는 높은 편이다. 경쟁 심화로 다양한 할인행사를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손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이마트(139480)에 대해 "오프라인 할인점 실적 악화가 극심한 데다 신선식품의 온라인 경쟁까지 심화되고 있다"며 "3분기 온라인 적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흥 유통기업들도 마음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새벽 배송 참여자가 늘고 있다"며 "1위 업체인 마켓컬리는 시장 내 점유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새벽 배송 이상의 전략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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