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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 키우는 제이슨 므라즈가 ‘사랑 노래’에 힘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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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내한 공연

“아내가 영감… 소외감 느끼는 이들 위해” 4년 만에 낸 앨범 ‘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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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만난 미국 가수 제이슨 므라즈는 8번의 방한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2012년 기타리스트 정성하와의 만남을 꼽았다. 므라즈가 정성하가 연주한 ‘아임 유어스’ 영상을 보고 놀라 이뤄진 깜짝 만남이었다. 므라즈는 24일 서울에서, 26일 부산에서 공연한다.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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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노래 ‘아임 유어스’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미국 가수 제이슨 므라즈(42)는 자신이 운영하는 2만 여㎡ 규모의 농장에서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직접 키운, 초록이 우거진 나무를 ‘하객’으로 므라즈는 지인들과 노래를 부르며 새 출발을 알렸다.

사랑을 통한 삶의 성찰을 주로 노래하는 므라즈는 실제 삶의 사랑을 음악으로 연결했다. 그는 결혼 영상을 노래 ‘마이트 애즈 웰 댄스’(2018) 뮤직비디오로 활용했다. ‘네 생각을 멈출 수가 없어’란 가사로 시작하는, 달콤한 사랑 노래였다. “아내를 위해 쓴 곡이었거든요. 최근에 낸 3장의 앨범이 모두 아내와 함께해 나온 작품이기도 하고요.” 24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만난 므라즈의 얼굴에 웃음이 노을처럼 번졌다. 그에게 아내는 창작에 영감을 주는 뮤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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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수 제이슨 므라즈가 2015년 미국 농장에서 결혼한 모습. 그의 신곡 ''마이트 애즈 웰 댄스'에 실린 장면이다. 뮤직비디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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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라즈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팝스타'다. 그의 히트곡 ‘럭키’와 ‘라이프 이즈 원더풀’은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과 CF에 단골손님처럼 나온다. 결혼한 뒤 므라즈가 그려내는 사랑의 영역은 더욱더 깊고 넓어졌다. 병상에 누운 아내에게 꽃을 선물하는 백발의 노인부터 말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수화로 노래하는 장면까지. 그는 새 앨범 ‘노우(Know)’ 수록곡 ‘러브 이즈 스틸 디 앤서’ 뮤직비디오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음악 속 므라즈의 사랑은 세대와 세상의 차별을 뛰어넘는다. 그는 곡에서 “네 꿈이 산산이 조각났다 해도 여전히 해답은 사랑”이라고 노래한다. 므라즈에게 사랑을 나누는 건 음악인으로서의 사명과 같았다. 그는 “어떻게 사랑을 나눌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의 오른팔엔 사랑하라는 뜻의 ‘BE LOVE’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그가 사랑을 실천하는 첫걸음은 “내가 누구인지를 찾는 것”이다. 4년 만에 낸 새 앨범 제목을 알다라는 뜻의 ‘노우’로 지은 이유다. 므라즈는 “여러 나라에서 공연하고 사람을 만나며 얻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갔다”며 “내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음악으로 들려주면 관객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가 ‘노우’를 만들던 2016년은 미국에서 대선이 치러졌던 시기였다. 므라즈는 “많은 사람이 혼란에 빠졌고,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람을 생각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라고도 했다. 그는 새 앨범 수록곡 ‘해브 잇 올’에서 “혼란한 세상에서 모든 일이 다 잘 풀리기를”이라고 기도하듯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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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수 제이슨 므라즈는 '농사꾼'이다. 한국의 음유 시인 루시드폴이 제주에서 귤을 기른다면, 한국인이 사랑하는 팝스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아보카도 등을 재배한다. 므라즈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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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라즈는 SNS 프로필에 자신을 ‘송파머(Song Farmer)’라 소개했다. 그는 아보카도 작황을 걱정하는 ‘농사꾼’이다. 유기농 농법을 쓴다는 그는 “2013년까지 적자였다. 올해는 생활비 정도는 건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사내는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적은 에너지를 소비해 공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5년 만에 한국을 찾은 므라즈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잔디마당에서 공연한다. 므라즈는 “우리 집 뒤뜰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친환경적인 공연 장소”라며 “여태 2번 했는데, 이곳에서 계속 공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내한 공연을 잇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