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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경찰 "아들 압박 질식사"... 고유정·남편 모두 용의선상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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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국과수·법의학 교수 분석 "몸 전체 압박후 질식"

숨진 의붓아들 119 신고 5시간 전 이미 사망 추정

고씨 부부 모두 용의 선상에…당사자들은 부인

중앙일보

고유정과 고유정 주변 관계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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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3월 충북 청주에서 숨진 고유정(36)의 의붓아들 A군(5)이 10분 이상 강한 압박을 받아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충북경찰청은 24일 브리핑을 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와 법의학 교수의 자문을 받아 분석한 결과 ‘A군이 엎드린 상태에서 얼굴과 몸통을 포함한 넓은 부위를 10분 이상 강한 압박을 받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A군은 특정 부위가 아닌 몸 전체가 눌려 질식해 숨졌을 것으로 보고 타살과 과실치사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군의 사망 추정 시간을 3월 2일 오전 5시 전후로 파악했다. 변재철 충북경찰청 강력계장은 “국과수 본원은 A군 발견 당시 몸 앞뒤로 양측성 시반(사후 피부에서 나타나는 자줏빛 반점) 상태로 미뤄 사망 추정 시간을 3월 2일 오전 5시 정도로 봤다”며 “국과수 역시 A군이 엎어진 상태에서 압박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질식사의 이유로 A군의 기도에서 발견된 응고된 혈액과 목 뒤에서 보인 일혈점(붉고 조그만 점)을 근거로 들었다. 변 계장은 “일혈점은 질식사에서 나타날 수 있는 특징”이라며 “A군의 기도에서 발견된 혈액도 질식으로 인해 호흡기 내에서 출혈이 발생하면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A군 목 부위의 긁힌 자국은 무엇인가에 눌리는 과정에서 생긴 찰과상인지, 가려워서 긁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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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청주시 청원구 충북지방경찰청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변재철 강력계장이 '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 수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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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A군이 사망 원인과 관련 타살, 과실치사에 중점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타살 가능성의 경우 전남편 살해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고유정과 현 남편 B씨(37) 모두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공범일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A군은 키가 98㎝, 체중은 14㎏으로 동 연령대의 표준키(106㎝)와 표준체중(17.5㎏)과 비교할 때 왜소한 체격이다.

그러나 경찰은 누가 A군을 고의로 눌러 숨을 쉬지 못하게 했는지, 과실이라면 어떤 실수 때문에 A군이 사고를 당한 것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아무도 보지 않는 사적인 공간에서 폐쇄회로TV(CCTV)도 없고, 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 부모 진술에 의존해 수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고씨 부부의 휴대전화 내역과 컴퓨터 자료, 사건 전후 행적을 통해 모순점을 찾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타살 가능성을 배제한 채 수사를 진행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변 계장은 “처음부터 단순 질식사로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타살과 과실치사에 중점을 두고 디지털포렌식 수사와 전문가 자문을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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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앞에서 시민들이 고유정 재판에 대한 방청권을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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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쯤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고유정의 현남편 B씨의 친아들이다. 제주 친가에서 지내다 고유정 부부와 함께 살기 위해 청주로 온 지 이틀 만에 숨졌다.

A군이 숨지기 전날 한방에서 잠을 잔 사람은 B씨다. B씨는 이날 2일 오전 10시쯤 피를 흘리고 엎드린 채 숨진 아들을 발견하고 고유정에게 신고를 부탁했다. 국과수는 지난 5월 A군 부검 결과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내놨다.

B씨는 아들을 죽인 범인으로 고유정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제주지검에 고소장을 내면서 ‘아들이 숨지기 전날 밤 고유정이 준 차를 마시고 평소보다 깊이 잠이 든 점’, ‘아들 사망 당일 고유정이 일찍 깨어있었는데 숨진 아이를 발견하지 못한 점’, ‘고유정이 감기를 이유로 다른 방에서 자겠다고 미리 얘기한 점’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반면 고유정은 A군 사망과의 연관성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고유정은 지난 1일부터 5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를 통해 자신이 A군을 죽이지 않았다는 진술을 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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