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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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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남수단 내전으로 우간다 팔로잉야 난민 거주지로 넘어온 13만 명의 난민 중 60%가 넘는 인구가 18세 이하의 아동이다. 사진은 지난 6월 우간다 서부 난민 정착촌의 어린이들. 포토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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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세계 인도주의의 날(World Humanitarian Day)은 세계 곳곳에서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하고 있는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기념하는 날이다. 2003년 8월 19일 이라크 바그다드 유엔본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은 22명의 인도주의 활동가와 수백 명의 부상자들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이러한 인도주의 활동은 분쟁과 재해로부터 생존한 사람들이 존엄성을 가지고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 모든 활동을 포함한다. 따라서 인도주의 활동가는 식량을 배급하고, 텐트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보호, 영양, 개인 및 공중위생, 식수, 보건과 교육까지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고 있다.

화장실을 짓는다면, 캠프 내 화장실이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 위생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화장실 한 개 당 최대 몇 명이 사용 가능한지, 여성과 아동, 장애인처럼 취약한 계층이 모두 안전하고 동등하게 접근 가능한지, 문화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화장실 시설을 누가 관리할 것인지, 오물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 우리가 하는 ‘좋은 일’이 도리어 사람들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이 모든 과정에 주민들의 의견이 포함되고, 주민들이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자원이 중복되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모든 활동 기관이 모여 자원을 조정해야 한다.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따라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과 지침은 아동과 여성처럼 대상에 따라, 보건, 교육 등 분야에 따라 존재한다. 이를 읽고 있으면, 화장실 하나도 짓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남수단 내전으로 우간다 팔로잉야 난민 거주지로 넘어온 13만 명의 난민 중 60%가 넘는 인구가 18세 이하의 아동이다. 부모와 헤어지거나 부모를 잃은 아동들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성폭력을 포함한 여러 가지 위험 상황에 노출되어 있으며, 최소한의 교육 기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를 돕기 위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아동친화공간을 설립하여 아동들이 지속적으로 심리사회적 지원을 받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폭력 피해 생존 아동들을 위해 자원을 연계하고, 그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 기반 폭력이 무엇인지, 이것이 아동의 삶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지, 이를 예방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등 이주민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폭력과 분쟁으로 전 세계 약 1억 2,000만 명의 사람들이 외부지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장기화되어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100만 명의 로힝야족은 방글라데시 내 난민 캠프에서 3년 째 삶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서아프리카 사헬 지역은 계속되는 가뭄으로 인해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듯이 매년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피해, 점점 커지는 기후위기로 피해를 극복하기도 전에 또 다른 재해로 고통 받고 있다.

한 국가의 어려움이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지구촌시대, 재해와 분쟁을 더 이상 한 나라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맞아 이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인도주의 활동가들과 어려움이 있는 곳의 소식에 관심을 갖고, 인권 문제와 아동 이슈에 목소리를 더하며, 자원이 부족한 곳에 작은 금액이라도 기부하는 등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다.

유지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국제개발협력 2본부 인도적지원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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