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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당의 시대착오적 핵개발론, 총선 겨냥한 ‘안보 포퓰리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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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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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이번 주 핵안보 관련 토론회를 잇따라 개최하며 본격적으로 ‘핵무장’ 공론화 작업에 나섰다. 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는 12일 국회에서 ‘한국형 핵전략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고, 14일에는 조경태 최고위원 주최의 ‘전술핵 재배치를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린다. 토론회에는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도 다수 참석해 핵무장을 당론으로 굳히는 모양새다. 한국당이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빌미로 핵무장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한국당이 핵무장ㆍ핵개발 카드를 꺼내 드는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2017년 한국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원유철 의원과 당시 당대표인 홍준표 전 의원이 핵무장을 주장했다. 그러다 올 해 들어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틈을 타 당내에서 이런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원유철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은 “전술핵 재배치는 한국당 당론으로 한국형 핵전력을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나토식 핵 공유를 포함한 핵 억지력 강화 적극 검토”를 청와대에 요구했다. 조 위원은 아예 자체 핵개발 추진까지 주장하고 있다. 하나같이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한국당의 주장은 사리에도 맞지 않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전형적인 ‘안보 포퓰리즘’이다. 핵무장ㆍ핵개발 추진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와 직결되고, 이는 한미동맹 와해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가 전술핵 재배치나 핵개발을 공론화하는 순간, 동북아 전체가 핵 경쟁에 휩쓸릴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일본은 기다렸다는 듯이 핵개발에 나설 것이고, 이미 막강한 핵전력을 갖춘 중국과 러시아도 맞대응에 나설 게 뻔하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비핵화를 압박할 명분이 사라진다. 결국 북한 핵무장을 정당화시켜줄 뿐이다.

한국당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핵개발론을 멈추지 않는 것은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해 표를 얻으려는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 한반도의 운명이 달린 핵개발을 정략적으로 다루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한국당은 당장 핵무장론을 중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