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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탈북민 모자 안타까운 죽음…새터민들 "하루종일 가슴 먹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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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주민들 "아이소리 들렸지만 뉴스 통해 처음 봐"

경찰 "정확한 사인은 파악중…'아사'로 추정할 뿐"

뉴스1

40대 탈북인 여성이 아들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 아파트 속 아들의 낙서가 그려진 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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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자택에서 40대 탈북민 여성과 아들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되자 이웃 주민들과 탈북민들이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같은 처지의 북한 이탈 주민들은 모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충격 속에 하루종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12일 서울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 아파트에서 한모씨(42‧여)와 아들 김모군(6)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요금 미납으로 한씨의 집이 단수 조처됐음에도 불구하고 소식이 없자 수도검침원이 방문했다가 집에서 악취가 나는 것을 확인, 관리인에게 전했다. 이후 관리인이 강제로 창문을 열고 들어가 숨진 모자를 발견했다.

한씨는 수도 요금만 못낸 것이 아니다. 이들이 죽은 집에는 고춧가루 말고 먹을 것이 없었고 잔고 0원이 찍힌 통장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웃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13일 뉴스1과 만난 한 주민은 "앞서 경찰이 이곳에 오고 어수선해서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다. 도움을 요청했더라면 돈을 주지 못했어도 먹을 것이라도 줬을 텐데…"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또 다른 주민은 "집 밖으로 아이의 목소리는 들었지만 엄마의 목소리는 평소에 듣지 못했다. 철저하게 사람들을 피해다녔는지 얼굴도 못 봤다. 뉴스를 통해서 처음으로 얼굴을 봤다"고 말했다.

탈북민 커뮤니티인 '새터민들의 쉼터'에서도 "뉴스를 보는 동안 진짜 충격 그자체였다. 안타까운 일이다" "슬픈 소식을 접하고 하루종일 가슴이 먹먹해지고 뭐라할 수 없을 만큼 슬프다" "한부모 가정 등록만 되어도 어느정도 생계비는 나올텐데…" "정착한지 10년이면 한국의 시스템에 대해 너무 잘 알 것이고 지자체에 이야기만 해도 쌀 주는 세상이 요즘인데" 같은 두 모자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씨는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이 됐고 이곳에서 결혼하고 아이도 낳는 등 정착을 잘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에 기초생활수급을 받았지만 빠르게 한국에 적응, 이후 기초수급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악구청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 2009년 탈북, 한국에 들어와 기초생활수급을 받았다. 하지만 2010년 9월 취업을 하면서 기초생활수급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을 초과, 기초생활수급을 수령하지 않았다.

구청 관계자는 "2010년 기초생활수급이 중지된 뒤 이후 신청을 하지 않았다. 보호대상자였다면 구청에서 사후 관리를 했을텐데 그렇지 않아 해당 사항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아직 정확한 사인에 대해 밝히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와야지 정확한 사인이 나올 것이다. 우선 냉장고에 식료품이 없다는 이유로 '아사가 아니냐'라고 하는데 아직 추정할 수 없다"면서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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