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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청춘들의 1만원 '피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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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PC방서 삼겹살·스테이크… 코인노래방·안마의자도 마련 돼

혼자 사는 직장인 이모(33)씨는 주말인 지난 11일 저녁 5시간을 집 근처 PC방에서 보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웹서핑을 하다가 저녁 식사로 차돌 숙주 덮밥을 주문해 자리에서 먹었고, 후식으로 티라미수 케이크까지 먹고 게임을 한 뒤 귀가했다.

이씨가 지불한 돈은 1만6000원. PC 이용 요금이 시간당 1000원이고, 식사가 6500원, 후식이 4500원이었다. 이씨는 "서울시 내에서 2만원도 안 들이고 시원하고 편안한 자리에서 꼼짝 않고 놀다가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여기 말고 또 있느냐"며 "주말 이틀 중 하루는 꼭 이렇게 '피캉스'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전동 안마의자가 마련된 대구 중구의 PC방. 소셜미디어에서 '피캉스 성지'로 유명하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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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캉스란 'PC방'과 '바캉스'를 결합한 단어로 'PC방에서 보내는 휴가'라는 뜻이다. 실제로 최근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청년층 사이에서는 '피캉스'가 인기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PC방은 13일 오후 4시쯤 좌석 120개 가운데 빈 좌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데이트하러 온 대학생 커플,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게임을 하는 부모도 있었다.

한때 사양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던 PC방이 부활한 배경에는 '서비스의 진화'가 있다. 우선 음식이다. 국내 대부분 PC방은 '휴게음식점'으로 등록해, 음식 판매가 가능하다. 과거엔 컵라면·핫바 등 간단한 간식 정도만 팔았지만, 최근에는 '진짜 한 끼'를 판매한다. 등심스테이크 덮밥, 가쓰동, 치킨마요 덮밥, 연어 덮밥, 삼겹살 정식 등이 서울 시내 PC방에서 실제로 팔리는 메뉴다.

2014년 중순부터 서울 마포구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서희승(42)씨는 "현재 덮밥 종류가 여섯 가지 정도이고 새로운 메뉴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며 "식사 매출이 총매출의 30~40% 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아예 조리사 자격증을 가진 '진짜 셰프'가 PC방을 내는 경우도 있다.

안마 의자나 코인노래방 등 부대 시설도 손님을 끄는 요인이다. 지난 6월 말 대구 중구에 문을 연 한 PC방은 소셜미디어에서 '피캉스 성지(聖地)'로 떠올랐다. 매장 한편에는 전동 안마 의자 4대와 코인노래방, 메이크업 전용 방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PC방 이용 대금 1000원을 결제하면 코인노래방에서 1곡을 무료로 부를 수 있고, 음료와 노래 10곡·안마 의자 이용을 묶은 1만원짜리 패키지 이용권도 있다.

이곳 점장 소진호(30)씨는 한식 조리사 출신으로 정직원 3명과 함께 간장계란덮밥, 돈가스덮밥 등을 직접 조리해 판매한다. 소씨는 "주말에는 4·5인실 방 18개를 포함한 좌석 500개가 꽉 찬다"고 말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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