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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 휴전? 모두 文대통령 입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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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경제갈등]

오늘 광복절 메시지 '韓日 분수령'

청와대, 막판까지 발언 수위 고민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한·일 갈등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8·15 광복절 메시지와 향후 대응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14일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정부는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지만, 일본에 대한 직접 비난은 자제했다. 청와대는 막판까지 8·15 경축사의 대일(對日) 비판 수위를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는 없지만 한·일 간 외교적 접촉도 추진되고 있다.

최근 정부·여당에서는 일본에 대한 강경 비판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 직후에는 "다시는 지지 않겠다"며 극일(克日)을 강조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민주당 주요 인사들도 '친일(親日) 대 반일(反日)' 구도를 부각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는 "일본에 대한 대응이 감정적이어선 안 된다"고 했고, 13일 독립 유공자 후손들과 만나서도 "(일본의 경제 보복)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가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친여(親與) 단체들의 반일(反日) 운동도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최근의 현안에 대한 직접 언급보다는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에 초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 조치의 부당성은 당연히 짚고 넘어가겠지만 보다 미래 지향적인 부분이 많이 담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 독도 이슈 등 지지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해야 하지만 확전(擴戰) 시 한·일 갈등 봉합이 더 어려워진다는 고민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이날 일본의 경제 보복을 비판하면서도 "한국과 일본은 필연적으로 떨어질 수 없는 나라"라며 "최대한 진실하고 성의 있게 일본을 대하겠다"고 했다. 한·일 갈등 증폭보다는 해결에 무게를 둔 것이다.

한·일 외교 당국 간 대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16~17일쯤 비공개 회담을 갖기로 하고 의제를 조율해 왔다. 이 사실이 공개되자 일단 회담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외교 소식통은 "멀지 않은 시점에 다시 비공개 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일본도 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를 보고 대응 방침을 정한다는 기류"라며 "양국이 서로 '쿨 다운' 하는 시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일본의 후속 조치를 보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 방향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때 일본에 대한 맞대응 조치로 검토되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 문제도 최근에는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실이 이날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GSOMIA 폐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한·일이 공식적인 휴전(休戰)에 들어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우리 외교부는 아베 내각의 약점으로 꼽히는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위안부·독도 문제도 언제든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도쿄의 외교 소식통은 "아베 정부가 내달 개각 이후 한국에 대한 대응 기류를 바꿀 거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후쿠시마, 도쿄올림픽 문제까지 연계되면 해결이 더 어려워진다"며 "당분간 서로 더 악수를 두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처럼 시간을 벌었을 때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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