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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무법지대’ 리얼돌, 끊이지 않는 논란…아동 리얼돌, DIY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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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상품화” vs “성적 자기 결정권”

‘잘못된 커스터마이징’ 아동 리얼돌 논란

‘직접 만들어서 쓰세요’ DIY 업체까지 등장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대법원의 수입 허용 판결 이후 리얼돌(여성의 신체를 모방한 성인용품)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녀 갈등부터 아동 리얼돌 논란을 거쳐 제작 방법을 교육하겠다는 업체까지 등장하면서 관련 법률 정비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성 상품화” vs “성적 자기 결정권”=일본에서 제작된 리얼돌 수입을 금지한 세관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지난 6월 대법원이 확정했다. 문제가 된 리얼돌은 성인 여성의 신체와 비슷한 형태와 크기로 만들어져 이를 바라보는 남녀 간의 시각차는 뚜렷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리얼돌에 대한 법령은커녕 사회적 대화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탓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남녀 갈등의 최전선이다. 리얼돌 수입 및 판매 금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여성을 성상품화한다는 비판을 내세우고, 반대 측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주장한다.


리얼돌의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6만명 이상이 동의해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리얼돌에 만족하지 못한 남성들이 여성에게 성범죄를 행할 가능성을 키운다"고 주장했다.


리얼돌 찬성의 청원 동의는 최대 2500여건에 불과하지만, 리얼돌 논란 이후 2건의 리얼돌 찬성 청원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등록됐다. 청원자들은 "성욕구를 해소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이 오히려 범죄를 양산한다"고 강조했다. 또 리얼돌을 반대하는 여성들이 오히려 선입견을 가지고 리얼돌을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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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커스터마이징’ 아동 리얼돌 논란=리얼돌 관련 법규가 전무하면서 아동·청소년 모습을 한 리얼돌이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업체가 아동 신장과 비슷한 100cm 크기의 리얼돌을 홍보하면서다. 리얼돌의 형태에 대한 규정이 없는 탓에 아동 리얼돌을 해외에서 들여오거나 맞춤 제작한다는 업체가 속속 등장했다.


이에 지난 8일 아동 리얼돌을 제작, 수입, 판매 및 소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뒤늦게 발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는 아동 리얼돌의 제작과 유통을 처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리얼돌이 합법화된 국가들은 아동 리얼돌에 대한 규제가 마련돼 있다. 영국 검찰은 아동 리얼돌을 수입·배포·구매할 경우 최대 12개월의 징역형을 구형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아동 리얼돌의 구입과 소지를 금하고 있다.


◆‘직접 만들어서 쓰세요’ DIY 업체까지 등장=이처럼 리얼돌에 대한 아무런 규제가 없다보니 제작 방법을 교육하는 업체까지 나타났다. 최근 한 인터넷 창업 카페에는 리얼돌 제작 방법 및 재료 등을 알려주겠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리얼돌 제작에 필요한 주조틀과 재료 등의 가격을 소개하면서 리얼돌 제작에 필요한 노하우를 150만원에 전수하겠다고 했다. 이어 6시간만 교육 받으면 개인이 실제 리얼돌을 제작할 수 있고, 판매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리얼돌 제작 업계에서는 이 광고가 과장광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리얼돌의 외형을 만드는 것 외에 마감작업과 리얼돌에 색을 넣는 작업 등을 가르치기에 6시간의 교육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서다.


◆업계·법조계 이구동성 “명확한 기준 정립 필요”=리얼돌 업계에서도 이처럼 리얼돌 관련 법률이 전무한 상황에서 생겨나는 갖가지 부작용이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 리얼돌 제작업체 팀포유의 김성식 대표는 "리얼돌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커지는데 리얼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생겨서 떳떳하게 영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하나 강신업 변호사 역시 관련 법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리얼돌 제작 교육방법까지 등장해 개인도 리얼돌을 제작할 경우 아동ㆍ청소년 혹은 특정인을 모방한 리얼돌이 등장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리얼돌에 대한 제작과 판매 및 교육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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