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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하루 휴가로 국내서 더 자주 쉴래"...여행 트렌드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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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휴가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휴라벨'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휴식을 중요시 하는 문화가 생긴데다, '호캉스'가 하나의 여행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며 국내에서 짧은 휴가를 즐기는 여행객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강원도 양양군 남애리 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기고 있는 서퍼의 모습. /이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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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라벨∙호캉스' 및 '日여행 보이콧' 영향으로 국내 여행 수요 증가

[더팩트 | 신지훈 기자] #직장인 최성욱(34) 씨는 지난 16일 연차를 사용해 15일부터 3박4일간의 짧은 휴가를 떠났다. 친구들과 함께 강원도에서 서핑을 즐기는 게 그의 계획이다. 최 씨는 "숙소는 속초에 위치한 호텔로 예약했다"며 "속초에 머물며 맛있는 음식들을 마음껏 먹고, 양양으로 이동해 서핑도 원 없이 즐기고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선희(28) 씨는 지난 주 일요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호텔에서 이른바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겼다. 박 씨는 "직장 동료 1명과 함께 일요일에 호텔에 투숙한 뒤 월요일에 바로 회사로 출근했다"며 "토요일보다 금액도 저렴하고 붐비지 않아 편하게 휴식을 취한 후 상쾌한 마음으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휴가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최 씨와 같이 효율적으로 연차를 사용해 짧게 국내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은 물론 박 씨와 같이 호캉스를 즐기는 직장인들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식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휴(休)라벨'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휴식을 중요시 하는 문화가 생긴데다, '호캉스'가 하나의 여행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데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는 일본여행 보이콧 운동의 일환으로 국내여행을 독려하는 분위기까지 조성되며 그 수요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6일 온라인여행사 트립닷컴이 지난 7월 한 달간 국내 호텔 예약량을 분석한 결과, 주요 거점도시들의 숙박수요가 전년 대비 최대 1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강릉이 지난해 동월 대비 1528% 증가해 성장세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부산(425%), 제주(334%), 인천(212%), 서울(111%) 순으로 집계됐다.

트립닷컴 관계자는 "국내여행을 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된 데 더불어 최근 3년새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호캉스로 인해 국내 호텔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특히 강원도의 도시들이 서핑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며 타 도시 대비 증가폭이 컸다"고 말했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구분 없이 휴가를 짧게 자주 사용하는 2-30대 직장인들이 늘어난 것도 국내여행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 직장인들이 전보다 자유롭게 연차를 사용하는 문화가 자리잡으며,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각자 원하는 요일이나 시기에 맞춰 연차를 사용해 짧은 휴식을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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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 족이 늘어나며 국내 호텔들의 비수기 및 일요일 예약률이 늘어나며 호텔업계도 이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파라다이스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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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추세는 호텔업계의 예약 수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호텔업계는 방학과 공휴일이 없는 3월과 4월, 9월과 11월을 비수기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비수기 예약률이 크게 늘었다. 또 통상 호텔업계가 평일로 치는 일요일 예약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호텔의 4월 패키지 상품 판매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5% 가량 증가했으며, 올 9월 예약률도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늘어났다. 서울 롯데호텔의 올 2분기 일요일 객실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으며, 신라호텔과 웨스틴조선호텔의 일요일 예약률도 각각 10%, 15% 가량 증가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직장인들의 주52시간 근무제와 휴라밸 트렌드가 결합하며 이들의 휴가행태가 변하기 시작한 것이 호텔 예약률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일요일 예약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일요일에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뒤 월요일 바로 사무실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여행을 취소하고 국내로 여행을 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생기며 올 7월과 8월 예약률이 전년 대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여행업계는 다양한 이벤트로 여행객 유치에 힘 쏟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여가∙액티비티 플랫폼 프립과 함께 금요일 연차를 쓰고 국내여해을 떠나는 여행객에게 프립의 액티비티 경비를 70% 지원하는 마케팅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관광 활성화 프로젝트인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을 통해 국내 여행지의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여행경비 지원 이벤트를 펼치는 중이다. 전라북도는 일본여행을 취소한 뒤 전북을 찾는 여행객에게 전북투어패스를 50%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호텔업계도 '호캉스 족' 잡기에 나섰다. 서울신라호텔은 호캉스 패키지 '원스 인 어 서머'을 내놨다. 자사 호텔 수영장을 자정까지 연장 운영해 밤 수영은 물론 시원한 생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일요일 투숙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일요일 체크인 특가 상품을 선보였다. 서울롯데호텔도 주말에 체크인 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국내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대신해 국내로 여행을 하려는 여행객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며 "직장인들의 휴가 패턴 변화와 함께 국내여행을 독려하는 분위기까지 더해지며 국내, 특히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호캉스 족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9월 추석연휴 예약률은 90%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gamj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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