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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서 정부청사 구역 배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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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우리공화당 당원과 지지자들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7일 오후 6시까지 자진 철거하라는 계고장을 보냈지만 공화당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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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서 행정안전부의 개입 여지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지난 13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와 관련한 회의를 열었다.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재구조화 사업에 제동을 건 행안부에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행안부가 관리하는 정부서울청사 영역을 배제하고 우회도로를 만드는 방안 등을 모색했다고 전해진다.


행안부와 시는 재구조화 사업에서 경복궁 광화문 앞 티(T)자 도로 상단의 일자 부분인 사직로-율곡로 구간을 폐쇄하고 율곡로에서 종로1길로 꺾어 사직로8길과 새문안로5길로 이어지는 유(U)자 우회도로를 조성하는 계획에서 충돌한다. 우회도로가 완성되면 세종대로를 포함한 기존 광화문 앞 일대 도로는 티 모양이 아닌 와이(Y)자 형태로 달라진다. 문제는 정부청사 후문 민원실 앞길인 새문안로5길. 서울시는 청사 민원실과 경비대 건물 부지를 수용해 우회도로에 들어가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 사직로와 율곡로를 지나던 차량 통행량을 고려하면 두 개 차로에 불과한 현 새문안로5길이 턱없이 좁다는 판단한다. 행안부는 우회도로를 조성하는 목적인 광화문 앞 월대 발굴과 복원이 필요한 것인지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행안부가 관리하는 건물인 정부청사의 기능이 훼손되는 것에 우려를 보인다. 이에 시는 행안부와 협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도 최악의 경우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정부청사 부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없으므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회도로 폭을 줄여 정부청사 부지를 침범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경우 행안부는 재구조화 사업 추진에 난색을 보일 여지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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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 서울시가 설치한 대형 화분들이 놓여 있다. 화분들은 우리공화당의 ‘3차 천막’ 설치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공화당의 천막이 가로·세로 각 3m 크기인 점을 고려해 3m 간격으로 놓였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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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행안부가 2차 경고성 공문을 보낸 지난 9일 뒤 실무진 대면 협의 자리를 만들려고 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미뤘다. 박 시장은 지난달 31일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 현장에서 진영 행안부 장관과 만나 이 사안을 논의하자고 직접 제안했다. 그러나 행안부 측은 가부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갈등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발표된 지난 1월부터 불거졌다. 행안부는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설계안 발표에 “정부서울청사 일부 건물과 부지가 포함된 것은 합의된 바 없는 내용”이라며 반발했다. 당시 행안부 장관이던 김부겸 의원과 박 시장이 공개적으로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다. 두 기관은 지난 5월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 장관은 지난달 25일 “논의는 많이 했는데 합의된 것은 없다”고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시에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을 얻은 뒤 사업에 착수해야 한다”며 전반적인 사업 일정의 조정을 요구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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