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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韓·美 정상 묵은 호텔서… 고객 정보 무더기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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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 삼성전자 연구원 등 36명 신상 / 손님에 나눠준 종이 뒷면 ‘빼곡’ / 호텔 “사건 경위 조사 진행 중”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 방문 당시 묵은 숙소로 잘 알려진 JW메리어트호텔에서 고객 개인정보가 아이들 색칠놀이용 종이를 통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세계일보가 이 호텔 투숙객으로부터 제보받은 자료에 따르면 JW메리어트 하노이호텔은 최근 고객들에게 유니콘과 햄버거가 그려진 종이를 아이들 색칠놀이에 쓰라며 나눠 줬다. 문제는 이 종이 뒷면에 삼성전자 연구원 등 36명의 개인정보가 버젓이 기재돼 있었다는 점이다.

세계일보

JW 메리어트 하노이 호텔이 최근 고객에게 아이들 색칠놀이용으로 나눠 준 종이


지난 6월 6일 출력된 것으로 보이는 이 종이에는 삼성전자 연구원 등 관계자 36명의 이름과 여행사, 호텔 도착 및 출발 날짜 등 여러 개인정보가 적혀 있었다. 유출된 개인정보 목록을 보면 삼성전자 연구원들은 같은 여행사를 활용해 비슷한 시기에 베트남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종이 왼쪽 하단에는 이날 체류한 명단을 출력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어 호텔 측이 특정정보만 추출해 관리 또는 출력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이스라엘 정보기술(IT) 업체 Tek Experts사의 정보이사(CIO) 등 회사 임원의 호텔 도착·출발 날짜 및 객실 종류 등도 유출됐다.

세계일보

게티이미지뱅크


JW메리어트 등을 관리하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2014년부터 자신들이 관리하는 호텔에 묵은 손님 5억여명의 개인정보가 해킹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유출된 개인정보에는 이름, 주소는 물론 신용카드 정보 등도 포함됐다.

호텔업계에서는 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이 묵었던 5성급 특급 호텔에서 개인정보가 이처럼 허술하게 관리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이런 정보는 특정 직원만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로 보인다”며 “투숙객의 숙박 여부 등 개인정보는 철저히 관리하고 함구하는 사안인데 이렇게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호텔 측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는 걸 알려줘서 어떻게 처리를 할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어트 측은 세계일보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는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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