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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애플이 ‘삼성은 관세 안 낸다’고 거론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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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애플의 아이폰 XR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이 ‘관세’를 거론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는 관세를 내지 않는데 반해 애플은 관세를 내야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민원’을 한 것이다. 애플은 왜 삼성전자와 비교하며 관세를 거론했을까.

애플의 ‘관세’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에서 여름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길에 취재진에게 팀 쿡 애플 CEO와 만남을 이야기했다. 그는 “팀이 관세에 대해 말했다”며 “그가 충분한 근거를 갖고 말한 얘기 중 하나는 최고 경쟁자인 삼성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관세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로선 관세를 내지 않는 아주 좋은 회사와 경쟁하면서 관세를 낸다면 힘든 일”이라며 “그가 아주 설득력 있는 주장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등 IT 관련 제품은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물론 LG전자도 미국으로 수출을 할 때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이 다음달 1일부터 중국에서 들여오는 제품에 10% 관세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애플이 그 영향권에 든 것이다.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은 중국에서 생산된다. 애플 제품 상당수는 관세를 적용받아 가격이 올라갈 상황이 된 셈이다. 애플워치는 9월부터, 아이폰과 맥북은 유예기간이 적용돼 올해 12월부터 적용된다.

삼성전자 역시 중국에 생산 라인이 있지만 미국으로 들어가는 제품은 베트남 등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다. 대 중국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애플의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53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15억 4400만 달러로 8.5% 감소했다.

문제는 아이폰의 판매량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데 있다. 이번 분기 애플의 아이폰 매출은 259억 8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 줄었다. 애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진 48%를 기록했다.

물론 애플은 아이폰 등 하드웨어에 의존하기 보다 서비스 매출 등에 점점 기대려고 하고 있지만 매출 기여도가 높은 제품군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하면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9일 “애플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공격하려는 의도라기 보다 애플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 자신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한 발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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