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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갤럭시 Vs 아이폰' 전쟁 트럼프 끼어드나…"삼성만 무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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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과 만난 트럼프 “삼성은 관세 없는데..애플 어렵다” 언급

WTO 협정 따라 어느 나라든 스마트폰 무관세,.美 대중관세로 애플만 유탄

트럼프 “애플, 강력한 주장..그 문제 생각하고 있다” 긍정적 반응

애플에 관세 유예 검토할 듯..삼성 美문턱 높일 가능성도 예

이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오른쪽)에게 설명하고 있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 왼쪽).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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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양희동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 전쟁에 한복판에 등장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때문에 삼성과 경쟁하는 애플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팀 쿡 애플 CEO가 호소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강조해온 만큼 자국 기업인 애플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관세 문제를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의 강력한 경쟁자로 “삼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자칫 삼성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트럼프 “팀 쿡이 한국산 스마트폰만 무관세 지적”

18일(현지시간)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지난 16일 별로도 만났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관세’ 얘기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팀 쿡은 최고의 경쟁자인 삼성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어 관세를 안 낸다고 한다”면서 “관세를 내지 않는 매우 훌륭한 기업과 경쟁하면서 관세를 무는 것은 애플에게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CEO가 아주 강력한 주장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처럼 삼성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스마트폰의 경우 무관세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이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무관세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사실과 다르다.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컴퓨터, 휴대전화, 반도체 등 IT 관련 품목은 어느 나라의 제품이건 무관세 품목이다. 한국에서 만들었건, 베트남에서 만들었건 스마트폰은 무관세로 수출하고 수입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브라질 등 6개국에서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다.

애플 역시 마찬가지다. 애플의 아이폰 생산의 대부분은 중국의 폭스콘 공장에 의존하지만, 중국으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아이폰 역시 WTO의 정보기술협정에 따라 똑같이 무관세가 적용된다. 애플 역시 삼성과 똑같은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삼성 무관세 힘들다는 애플..트럼프 탓에 힘든 것

쿡 CEO가 언급한 “관세 때문에 힘들다”고 토로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부과하는 별도의 관세에 애플이 영향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오는 9월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에서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애플은 미국에서 10%의 관세를 물어야 할 처지다. 반면 삼성전자의 중국공장은 대부분 중국 내수시장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난 13일 트럼프 정부가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의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명목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12월15일까지 관세 부과를 연기하기로 했지만, 12월15일 이후부터는 다시 관세가 부과된다. 애플이 완전히 안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에어팟과 애플 워치 등 나머지 제품들은 관세 제외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오는 9월부터 곧바로 관세가 부과된다.

애플은 그동안 꾸준히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애플은 지난 6월에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관세 부과는) 애플의 경쟁력을 훼손하고 세계 경쟁상대를 유리하게 만든다”는 내용의 서한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의 불만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중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달라는 애플의 요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부품을 만들라, (그러면) 관세가 없지 않느냐”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쿡 CEO와 만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의 수준은 크게 누그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답변한 이상, 애플에 대한 추가적인 관세 면제 카드가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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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노트 10 런칭 행사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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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애플 경쟁자, 삼성” 구체적 언급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의 경쟁사로 “삼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쿡 CEO에게 ”(삼성이) 얼마나 좋은 경쟁자냐고 묻자 그(쿡 CEO)는 매우 훌륭한 경쟁자라고 말했다“고 당시 대화를 전했다.

애플의 호소대로 애플이 삼성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관세 유예를 추가하거나 아예 면제하는 방법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삼성 등 애플의 경쟁사에 대해 수출 문턱을 높이는 방법도 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경우 삼성의 미국 수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39%,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8%를 기록해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에 대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미국에 투자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략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에 여러 차레 미국에 공장 건설 등 대규모 투자를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말 방한 당시 기업인들과의 회동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일으켜 세운 뒤 대미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지난 2017년 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삼성전자가 미국에 가전공장을 지을 것이라는 보도를 인용하면서 “땡큐 삼성”이라고 트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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