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이슈 불붙는 OTT 시장

푹+옥수수 ‘웨이브’ 출범…OTT시장 ‘새 물결’ 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공정위,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푹·옥수수 합친 가입자 414만명

OTT시장 45% 점유 ‘국내 최대’

두 업체 수평결합엔 문제없지만

방송3사 콘텐츠 독점 우려에 ‘조건’


정부가 SK텔레콤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인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3사 OTT인 ‘푹’의 결합을 승인했다. 이로써 다음달 월 가입자 414만명의 거대 OTT가 출범하게 됐다. 넷플릭스와 하반기 출범하는 디즈니·AT&T의 OTT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얼마나 콘텐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옥수수와 푹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4월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의 합작법인 콘텐츠연합플랫폼(CAP) 주식 30%를 취득하고, CAP가 SK텔레콤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를 넘겨받는 내용의 기업결합을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8일 옥수수와 푹을 합친 ‘웨이브’가 탄생한다. 옥수수와 푹의 각각 월간 실사용자 329만명, 85만명이 한데 묶이는 것으로, 유료구독형 OTT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44.7%를 차지하게 된다. 국내 최대규모다. 현재 넷플릭스 월 실사용자는 184만명 수준이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정위는 옥수수와 푹이 같은 OTT 사업자라는 측면(수평 결합)에서 봤을 때, 두 업체의 결합이 시장경쟁을 해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나 방송3사가 OTT에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측면(수직 결합)에서 봤을 땐, 시장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기업결합 후 방송3사가 다른 OTT에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방송3사는 다른 OTT 사업자가 콘텐츠 공급을 요청할 때 합리적이고 비차별적 조건으로 성실하게 협상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뒀다. 이 같은 조건의 이행기간은 기업결합 완료 후 3년으로 정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 제공을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지, 무조건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OTT의 주요 경쟁력이 콘텐츠에 달렸다는 점을 고려해 콘텐츠 단독 제공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넷플릭스·디즈니·AT&T 맞설

양질 콘텐츠 얼마나 나올지 주목


이번 결합 허가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대항할 토종 사업자를 키워야 한다”는 명분 아래서 나왔다. 올해 하반기 마블·스타워즈·픽사 등을 가진 월트디즈니와 HBO·워너브라더스 등을 가진 AT&T가 신규 OTT를 내놓는다. 향후 KT와 LG유플러스, CJENM도 연합 OTT를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웨이브가 콘텐츠 투자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장담할 수 없다. 웨이브는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해 2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다음달 18일쯤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국내 진출 이후 3년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만 1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미디어 분야는 투자를 많이 한다고 해서 꼭 높은 수익을 거두리란 보장이 없는 ‘흥행성 사업’이다.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방송3사는 OTT에 특화된 콘텐츠를 내놓기보다는, 기존 지상파 콘텐츠를 재가공하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있다. SK텔레콤 입장에선 콘텐츠 투자에 큰돈을 쓰는 것보다 데이터 이용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로레이팅이나 결합상품 판매에 치중할 우려도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콘텐츠 투자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 수익 등을 고려해 단계적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희양·박상영 기자 huiyang@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