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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여보, 아버님車에 안마의자 놓아드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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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냉장고, 마사지 좌석…. 요즘 자동차에 장착되는 별별 옵션(선택 사양)들이다. 최근 판매 부진을 겪는 자동차 업계가 고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 특이한 옵션을 개발하고 있다. 개인 취향을 저격하는 '개취 옵션'부터 첨단 기술을 뽐내는 '테크 옵션'까지 말 그대로 선택의 폭이 날로 넓어지고 있다.

마사지 시트·냉장고, 보급형 차에도 장착

그동안 자동차 업체들이 고객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제공한 옵션은 고급 가죽시트나 최상급 오디오 시스템 정도였다. 마사지 시트나 미니 냉장고 등 특별한 옵션들은 최고급차 일부에서나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옵션들이 보급형 차량에도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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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소형SUV 베뉴에 적용된 '카텐트'. 차 뒤에 텐트를 연결하면 커다란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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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는 대형 세단인 S90 엑설런스 모델에 간단한 미니바를 즐길 수 있는 뒷좌석 냉장고를 장착했다. 이런 냉장고는 10억원 안팎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에서나 볼 수 있었던 옵션이지만, 9900만원의 S90에서 만나볼 수 있다.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와 경쟁하는 이 차는 '쇼퍼 드리븐'(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표방한다. 이 때문에 뒷좌석에 냉장고뿐 아니라 수공예 크리스털 샴페인 잔과 컵홀더, 접이식 테이블, 그리고 마사지 시트까지 비치했다. 이 옵션들은 SUV인 XC90 엑설런스(1억3780만원)에도 적용돼 있다.

르노삼성은 대형 럭셔리 차의 뒷좌석에나 들어가는 마사지 시트를 중형급 차인 SM6와 QM6에 넣었다. 중형차는 오너가 주로 뒷좌석이 아닌 앞좌석에 타는 만큼, 마사지 기능이 운전석과 조수석에 장착돼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국내 출시된 중형차에 마사지 기능이 있는 차는 르노삼성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첨단기술 뽐내는 옵션들

유혹적인 첨단 사양도 많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장착된 솔라 루프(태양광 지붕)는 국내 처음 현대차가 시도한 옵션이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공인 연비가 20㎞/L에 달하는데, 태양광 패널 덕분에 '플러스 알파' 효과가 날 것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태양광 충전량은 날씨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연비 공인을 받지 못했지만, 충전량에 따라 기름값을 더 아껴줄 것이란 얘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태양광 패널이 실내로 열이 전도되는 걸 차단해주는 효과가 있어 여름에도 시원하고 연비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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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90과 XC90 엑설런스 모델에 장착된 미니 냉장고. 병 음료나 샴페인을 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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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넣고 있는 첨단 반자율주행 기능도 고객이 차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BMW는 좁은 주차 공간에서 내려 키로 차를 후진 또는 전진시킬 수 있는 '리모트컨트롤 파킹' 기능을 5·7시리즈에 넣고 있다. 또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는 '후진 어시스트' 기능을 3·7시리즈와 X5 등에 적용했다. 허공에 댄 손짓만으로 음악 볼륨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작동시키는 '제스처 콘트롤' 기능도 BMW가 5시리즈 이상 모델에 적용했다. 현대차는 11월 출시하는 제네시스 최초 SUV인 GV80에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을 장착한다.

레저·편의 위한 각종 옵션

여가를 위한 자동차 활용이 중요해지면서 레저 옵션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베뉴에 '전용 카텐트'를 내놓았다. 차 뒤 트렁크문을 열고 연결시키면, 텐트와 차량 각 2곳에 잠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베뉴에는 이 외에도 겨울에 운전자의 다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적외선 무릎 워머'를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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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90에 장착된 어린이 부스터 시트(왼쪽). 볼보 차의 기존 안전벨트에 연결해서 활용하는 '반려동물 안전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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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는 어린이를 위한 '부스터 시트'를 대형 SUV인 XC90 뒷좌석 가운데에 장착했다. 키 140㎝ 이하의 어린이에게 성인용 안전벨트는 사고 시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깔고 앉는 좌석을 반으로 접어, 어린이 키에 좌석을 맞출 수 있게 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강아지·고양이 등을 위한 옵션도 다양해졌다. 볼보는 강아지용 안전벨트(도그 하네스)를 전 차종을 위한 옵션으로 제공하고, XC60과 XC90 트렁크에 장착할 수 있는 반려동물 우리인 '도그 케이지'도 내놨다.

류정 기자(wel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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