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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설] ‘반 토막’ 기업실적에서 초래된 고용쇼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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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취업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올 하반기 채용의사를 밝힌 상장사들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5.8% 줄어든 4만 4800명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경우 최근 두 해 연속해서 채용 규모를 늘려오다가 올해는 4.1% 감소로 돌아섰고, 특히 중소기업은 48.6%나 줄인다는 계획이다. 아예 대졸 신입사원을 뽑지 않겠다는 기업도 11.2%에 달했다. ‘고용 쇼크’를 넘어 ‘고용 증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이유는 뻔하다. 경영 환경이 나빠진 때문이다.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 574개사의 상반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42.9%나 급감해 거의 반 토막 나 버렸다. 2012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전체 실적을 이끌어왔던 반도체 부문의 악화가 결정적이라고 한다. 매출도 0.8% 증가에 그쳐 성장정체 상태에 놓인 우리 경제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게 아프다. 더욱이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이 더 악화됐다는 점에서 실물경제가 본격 침체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국내외의 불안 요인으로 인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안으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52시간제 시행 등의 충격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밖으로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미국 등 주요국들이 동시에 불황에 빠져드는 ‘R의 공포’가 확대되는 조짐이다. 설상가상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겹쳤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하반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전년보다 21% 줄어드는 등 실적 감소폭이 상반기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며 낙관론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세계경제가 나빠지고 있어 한국 경제만 좋아지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나쁜 경제 지표는 외부 탓이라고 둘러댄다. 위기의 경제 현실과는 동떨어진 인식이다. 작금의 경기 침체는 외부 영향도 있겠지만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우리 내부의 편향적인 정책 실패 탓이 더 크다. 더 늦어지기 전에 친노동·반기업 정책을 접고 규제혁파, 노동개혁 등 기업활력 제고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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