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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국내 최초 테마파크' 서울랜드, '쇠락한 꿈의 동산'→'EDM성지'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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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랜드, 밀레니얼 콘텐츠로 재기…클럽음악에 볼거리 다양

뉴스1

서울랜드 EDM 공연 무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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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꿈나무들의 꿈, 과천 서울랜드를 기억하시나요?"

'1988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국내 테마파크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일이 생겼다. 국내 최초 테마파크 서울랜드가 지난 1988년 5월 경기도 과천시에 둥지를 틀어 개장한 것. 축구장 40여개 크기(연면적 29만 8250㎡)의 서울랜드는 88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와 함께 꿈나무들이 닿길 원하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후 30년간 서울랜드로 향하는 발길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시설 노후화와 식상한 콘텐츠 등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동물원 빼고 볼 게 없다'는 혹평에 시달리다가 결국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랜드는 올 들어 변신을 거듭하면 본격적인 재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랜드는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 공연을 비롯한 '깜짝' 콘텐츠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의 발길을 모으며 극적인 반전을 꾀하고 있다.

◇입장객 수 30% 증가↑…2030세대 겨냥 '프로젝션 맵핑'

21일 서울랜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입장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증가했다. 야외 테마파크 성수기인 5월의 경우 주말과 공휴일 오후 4시(비 온 날 제외) 이후 야간 입장객이 무려 115% 늘어났다. 20·30세대가 대거 서울랜드를 찾은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서울랜드는 지난해만 해도 80억원대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에 허덕였기 때문이다. 연간 방문객 수도 170만명으로 롯데월드와 에버랜드(각 800만명)의 4분의 1수준 이하로 줄어들었다. 결국 이월드에 국내 테마파크 '톱 3' 자리까지 내줬다.

지난 2017년엔 서울시와 서울랜드 운영업체 간 계약 문제로 '폐장설'에 휩싸였다. 서울시가 새로운 사업자를 서울랜드 운영업체로 선정하면서 폐장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이후 서울랜드의 존속 여부에는 물음표가 계속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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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서울랜드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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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극적인 반전을 이뤄낸 것은 콘텐츠 혁신 덕분이다. 올해 4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야간 축제 '루나파크'가 큰 역할을 했다. 국내 최대 규모 레이저 쇼와 3차원(3D) 프로젝션 맵핑 등이 한데 어우러지며 40여 분간 환상적으로 펼쳐지는 공연이다.

프로젝션 맵핑이란 대상물에 영상을 투사해 실제로 있는 것 같은 가상 영상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월드 등 국내 주요 테마파크가 앞다퉈 선보이는 콘텐츠다. 루나파크는 프로젝션 맵핑 등 과거에는 기대하기 어렵던 '볼거리'로 밀레니얼 세대의 핫 플레이스를 자처하고 있다.

과거 가족 단위로 찾던 '꿈의 동산' 서울랜드에서 이제는 몸을 흔들게 하는 '클럽 음악'이 울리고 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엔 국내 유명 DJ가 참여하는 EDM 공연도 서울랜드에서 열린다.

서울랜드 관계자는 "올해 서울랜드는 EDM의 새로운 성지로 거듭날 것"이라며 "오는 8월 31일 국내 최초로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 코리아(EDC 코리아)'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볼거리 중요…바이킹 등 놀이기구 이용하고자 찾던 때와 달라"

야시장 분위기의 푸드 페스티벌도 열어 젊은이들이 먹고 마시고 '사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페스티벌 메뉴도 컵밥, 치즈범벅 핫도그, 대만 망고빙수 등 딱 '밀레니얼 취향'이다. '시설이 노후화하고 콘텐츠 감성이 올드하다'는 평가를 듣던 때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서울랜드 관계자는 "놀이기구뿐만 아니라 루나파크 같은 '축제 콘텐츠'도 관람객을 유치하는 중요 요소로 볼 수 있다"며 "롤러코스터, 바이킹 등을 이용하고자 테마파크를 방문하던 과거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서울랜드는 테마파크 트렌드로 'N·I·C·E'를 제시했다. N·I·C·E는 야간(Night)·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Instagramable)·콘텐츠(Contents)·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를 의미하는 합성어다. 서울랜드의 올해 사업 전략이 고스란히 반영된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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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 콘셉트' 푸드 페스티벌(서울랜드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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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도 서울랜드의 부활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최초 테마파크 서울랜드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경쟁력을 잃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월드, 에버랜드와 함께 서울랜드가 국내 테마파크에 차지하는 위상과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서울랜드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올해 들어 다양한 콘텐츠로 본격적인 재기에 나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랜드의 넓은 공간과 지리적인 이점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서울랜드가 재기에 성공하면 국내 테마파크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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