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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흙냄새·땀냄새 나는 이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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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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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역 5번 출구를 나서면, 농업박물관과 쌀박물관이 있다. 10년 이상 두 박물관을 지키고 있는 김재균(59) 관장은 <한겨레21>의 오랜 애독자이기도 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쌀박물관은 농업박물관의 산하 조직이다. 8월14일 농업박물관을 찾아 그의 애틋한 <한겨레21> 이야기를 나눴다.

<한겨레21>과 인연은. 젊었을 때 홍보 업무를 맡으면서, <한겨레>를 알게 됐고 좋아하게 됐다. 창간 무렵 <한겨레>의 날카로운 비평과 색다른 시선이 좋았다. 그전에는 없던 새로운 신문의 탄생이었다. <한겨레21>과는 1994년 창간 때 만났고, 자연스레 독자가 됐다.

<한겨레21>의 어떤 점이 사랑스러운가. 다른 매체가 시도하지 않는 신선하고 살아 있는 주제 선정이 맘에 든다. 독자가 궁금해하거나 미처 생각지 못한 이야기들을 보도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넓히고 균형감각도 키워준다.

기억에 남는 기사를 꼽아달라. 역시 농업 쪽이다. 지난해인가, 기자가 돼지농장에 들어가 일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쓴 기사가 좋았다. 직접 체험하지 않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내용이었다. <한겨레21>은 흙냄새·땀냄새 나는 이웃 같고 친구 같은 언론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을 텐데. 좀더 독자들과 함께하는 지면과 시간을 할애했으면 한다. 기획기사의 사전 예고제를 하는 것도 좋겠다. 독자 반응이 좋은 보도에 대해서는 취재기자와 만남이라든가, 취재 과정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해주면 좋겠다.

종이 매체를 위해 격려 한마디 한다면. 디지털 시대라고 기죽을 것 없다. <한겨레21>의 진정성과 독특한 아이디어로 파고든다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겨레21> 뒤에는 마음을 던지는 독자가 있다. 권력에 굴하지 말고 권력 편에 서지도 않고 진정 독자 편에서 균형을 지키고 품격 있는 필치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창간 때 초심을 잃지 말고 항상 정의의 편에 있기를….

장수 박물관장이라고 들었다. 언제부터 농업박물관장을 맡았나. 2005년부터다. 고고인류학을 전공했고, 평소 농업 역사와 농업 유물에 관심이 많았다. 32년 역사의 농업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농업 전문 박물관이다. 국내 어느 기업이나 국가기관에서도 거들떠보지 않던 재래 농사 도구를 수집해 가치를 창출했다고 자부한다.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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