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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극중 이른 죽음, 외려 더 빨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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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후반부에서 깜짝 죽음…"적게 일하고 좋은 역할 연기"

연합뉴스

배우 이준혁
[에이스팩토리 제공]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오히려 오영석이 조금 더 빨리 죽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늘어지는 것보다 확실한 포인트에서 죽는 게 더 낫지 않나 싶어서요."

전날 종영한 tvN 월화극 '60일, 지정생존자'에서 무소속 국회의원 오영석은 깔끔한 외모와 새하얀 해군 제복 이면에 국가와 국민에 대한 분노와 서러움을 간직한 인물이다.

국회의사당 테러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로 테러 계획에도 가담했던 그는 극 후반부에 이르러 정체가 발각되고 부하의 총에 갑작스러운 최후를 맞는다.

배우 이준혁(36)은 오영석 역으로 드라마 '비밀의 숲',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에 이어 다시 한번 인상적인 악역 연기를 펼쳤다.

21일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오영석의 이른 죽음에 대해 "적게 일하고 좋은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웃으면서 "원작에 따라 사망하는 것까진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죽는 것까진 몰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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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혁
[에이스팩토리 제공]




'60일, 지정생존자'는 미국 방송사 ABC와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원작 '지정생존자'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판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매력에 대해 그는 미국과 한국의 다른 정치적 상황을 꼽았다.

"미국 원작이 가진 상황과 달리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만의 정치적인 사연들이 너무 많은 나라이기도 해서요. 원작이 과감할 수 있고 강력할 수 있는 캐릭터로 포지셔닝했다면 한국판은 그렇게까지 강할 순 없어요. 다만 그 안에서 세밀한 감정들이 많이 드러나지 않았나 싶어요."

극 중 오영석은 북한과의 해전에서 동료 군인들을 잃은 아픈 기억을 가진 사람이다. 이른바 '사연 있는 악역'인 셈이다. 드라마는 그런 그의 트라우마를 자세하게 묘사하진 않았다.

"사실 인물이 많이 표현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또 오영석의 과거가 다 표현되면 이건 오영석의 드라마지 박무진의 드라마가 아닐 것 같아요. 사정을 따져보면 누구나 다 사연이 있고 좋은 사람일 수 있어요. 다만 드라마는 박무진의 성장기로 표현해야 하니까 오영석은 스케치하듯 다뤄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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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혁
[에이스팩토리 제공]




2년 전 '비밀의 숲'에서 비리검사 서동재 역으로 분한 그는 유난히 악역 이미지가 강하다. 이에 대해 이준혁은 "사실 필모그래피 안에서는 선한 역이 더 많고 악역 비중은 작은 편"이라며 웃었다.

"사실 전 악역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신과 함께'에서도 사연이 있는 캐릭터였죠. 그 세계관 자체도 절대적인 악이 존재하는 세계가 아니었어요. 오영석 캐릭터도 그가 지나온 스토리를 다 보여주면 그렇지 않을까요. 다만 보는 분들은 주인공 캐릭터에 대부분 이입하기 때문에 거기에 반하는 캐릭터가 악역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준혁은 2007년 데뷔한 이후로 쉴 새 없이 영화와 드라마로 대중과 만났다. 그는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는 것을 '친구를 만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에요. 캐릭터가 저 자신과 너무 다른 방향으로 가면 내적으로 싸우기도 해요. 너무 다른 사람을 매일 만나야 하니까. 그 싸움이 끝나고 나면 허무하죠. 연기는 그런 과정인 것 같아요."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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