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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터뷰]이준혁 "드라마에서 좀 더 빨리 죽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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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60일, 지정생존자'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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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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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탤런트 이준혁(35)이 tvN '60일, 지정생존자'는 '박무진'(지진희)의 드라마라고 전제했다. 해군사관학교 출신 국회의원 '오영석'(이준혁)은 박무진과 정반대 위치에서 대립했다.

주인공에 반하는 악역으로 포지셔닝됐지만, "박무진의 성장에 동력이 되는 역"이라고 짚었다. "박무진이 강할 때는 오영석이 멈추고, 박무진이 어느정도 성장했을 때는 오영석이 물러나는 구도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정생존자'는 대통령이 국정 연설을 하던 국회의사당이 폭탄테러 공격을 받아 붕괴되고,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생존한 환경부장관 '박무진'이 승계 서열에 따라 60일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영석은 6.25 이후 북한과의 교전에서 첫 승리한 '백령해전'의 청년 장교 출신이다.

정치인에게 유권자가 바라는 캐릭터, 스토리, 판타지, 모두 갖춘 인물이다. 박무진이 실용적인 정책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얻었다면, 오영석은 뛰어난 카리스마로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오영석의 해군 시절 이야기는 대사로만 처리돼 '서사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준혁은 "개인적으로 인물이 정확하게 표현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인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약간 여백의 미가 있어야 좋다"면서 "다 표현되면 박무진이 아닌, 오영석의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봤다.

인물마다 사연이 있지만, "'지정생존자'는 박무진의 성장기로 그려져야 했다. 오영석의 정보를 많이 가져가기보다 스케치하는 정도로 보여주고, 현실의 문제를 살짝 다룬게 낫지 않았나 싶다. 30부작이거나 시즌2까지 하면 깊게 설명할 수 있지만, 아쉬움이 남는게 좋다. 오영석은 박무진에게 강한 영향을 받은 인물인데, 그림자처럼 확 사라져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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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희(49)를 향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깔끔 그 자체라며 "박무진과 비슷하다"고 했다. "선배는 세련됐다. 요즘사람이라고 해야 되나? 꼰대가 아니라 친구처럼 편하다. 현장에서도 날서 있지 않고, 항상 유쾌하게 이끌어줘서 호흡이 잘 맞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지진희 선배와 호흡을 많이 못 맞췄다. '지정생존자' 촬영하면서 3번 이상 본 연기자가 드물다"며 "'비밀의 숲' 때도 전화기와 연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상대역이 유종선 PD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제일 늦게 캐스팅돼 첫 전체리딩에도 못 갔다. 첫 촬영이 연설신이었는데 모든 연기자, 보조출연자까지 100명이 넘게 모여 있어서 엄청 부담스러웠다. 극본이 수정돼 2시간 만에 외워야해 더 짜릿했다. 그때를 잘 넘기고나서부터 편안해졌다"고 돌아봤다.

오영석은 14회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테러 배후라는 사실이 밝혀져 대선 출마가 무산됐다. 군사 쿠데타를 준비하는 세력과 손을 잡기로 했지만, 국정원에게 포위됐고 부하의 총에 맞아 죽었다. 원작에서도 오영석은 사망해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죽는지는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빨리 죽어서 아쉽기보다 "좋다, 다들 연비가 좋은 역할이라고 하더라. '조금 더 빨리 죽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조금 더 충격적으로 다가가서 뒷이야기가 속도감이 붙었으면 했다. 캐릭터가 늘어지는 것보다는 확실한 포인트에 죽는게 더 낫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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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6회는 6.2%(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의 자체 최고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원작인 동명의 미국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은데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지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시즌2와 관련해서는 "PD님에게 물어봤는데 원작 로열티가 워낙 비싸다고 한다. 그래도 넷플릭스에서 반응이 좋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평소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지정생존자'를 통해 "정치도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을 느꼈다. "사람들의 관심사가 커지면서, 정치가 일상 속에 많이 들어왔다"며 "예전에 신경쓰지 않은 것도 정치적인 이슈로 많이 생각하지 않느냐. 작품 선택할 때 조금 더 신중해졌다"고 한다.

이준혁은 2006년 3인 혼성그룹 '타이푼'의 뮤직비디오 '기다릴게'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다음해 '드라마시티 -사랑이 우리를 움직이는 방식'을 시작으로 '시티홀'(2009) '수상한 삼형제'(2009~2010) '시티헌터'(2011) '적도의 남자'(2012) '파랑새의 집'(2015) 등에서 연기력을 쌓았다. 특히 '비밀의 숲'(2017)과 영화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2017~2018) 시즌 1·2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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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은 오영석과 달리 야망으로 가득차 보이지 않았다. 첫번째, 두번째 주인공 모두 해봤지만 포지션과 상관없이 잘 쓰이길 희망한다. 단순히 첫번째 주인공이어서 맡기보다는 "유동성을 가지고 하고 싶다"는 자세다. "1번으로 들어가면 엄청 부담된다"면서 "자기소개도 가장 먼저하고, 회식도 주도해야 될 것 같아서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데뷔 초 신인상 외에 상과의 인연이 없었지만 "별로 관심이 없다"며 담담하기만 하다. 쉬지 않고 활동하는 이유도 간단하다. "살아야 하니까 하는 것"이다.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할 때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느낌과 비슷하다. 같은 편에서 끝까지 같이 갈 수도 있고, 싸우다가 끝나면 허무하기도 하다. 오영석도 어느 순간 나와 맞았지만, 너무 다른 입장만 이야기하면 지치고 힘들다. 연기를 하면서 계속 새로운 친구를 만나려고 한다. 그게 원동력이다. 안 해본 역할이 많지 않은데, 제대로 된 로맨스가 있으면 하고 싶다. 멜로는 조금 낫지만 로맨틱 코미디는 나와의 싸움이 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멋있다'는 판타지를 부여하는 게 쉽지 않다. 괴리감을 좀 느낀다."

동명의 영화배우 이준혁(47)에 대해 묻자 "한 작품에서 꼭 만나고 싶다"고 바랐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봤는데 정말 신기하다. 선배가 나와 띠동갑이고, 3월생에 쥐띠, A형인 것도 똑같다. 인연 아니냐. 선배가 '신과함께-인과 연'(시즌1)에 출연했는데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다. 곧 만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이준혁은 연기 말고는 별다른 취미가 없다. 스스로 '아싸'(아웃사이더)라며 작품을 하지 않을 때 '무엇을 해야될지 모르겠다'며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이미 차기작을 결정, 곧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결혼 생각은 없냐고? 연애를 먼저 해야 한다. 영화 '분노의 질주'를 보고 싶은데 혼자 가고 싶지는 않더라. 함께 영화를 보면서 상대방과 대화하고 싶고, 리액션도 궁금하다. 난 직업적으로 작품을 보니까. 워낙 혼자 있어서 외로움도 많이 탄다. 연애 안 한지 얼마나 됐냐고? 대답해도 손해, 안 해도 손해 같다. 7년까지는 안 됐는데, 데뷔 후 한번도 스캔들이 없어서 남들이 '이준혁은 마법사'라고 오해하지 않을까 싶다. 마법사가 되고 싶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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