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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N리뷰] '유열의 음악앨범', 성장이 있는 '보편적' 첫사랑 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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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유열의 음악앨범' 스틸 컷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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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담은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30대와 40대에게 강력하게 '어필'되는 작품일 것이다. 어린 시절 들었던 익숙한 노래들과 두 청춘 배우의 싱그러운 외모, 그리고 그들이 펼치는 '첫사랑 멜로'에 한번쯤 뒤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해피엔드'와 '사랑니' '은교' '4등'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관객들을 슬며시 과거로 끌고 간다.

지난 20일 오후 처음으로 공개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정지우 감독)은 두 75년생 남녀가 10년간 이어가는 풋풋한 로맨스와 성장담을 섬세하게 담아낸 멜로 드라마다. 카메라는 1994년 10월 1일 유열이 KBS 라디오 '음악앨범'의 DJ를 맡은 첫 날 시작된 미수(김고은 분)와 현우(정해인 분)의 인연을 따라 10년의 세월을 담는다.

엄마가 남기고 간 미수제과점에서 아침 일찍 일을 하고 있던 스무살 미수에게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불쑥 나타나 두부를 찾는다. 두부는 찾는 소년은 소년원에서 갓 가석방된 현우. 학업을 포기한 현우는 미수제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겠다 나서고, 일을 하며 나이가 비슷한 미수와 조금씩 가까워진다.

서로에게 좋은 마음을 갖고 있지만 현우와 미수가 연인으로 이뤄지는 일은 쉽지 않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어긋났던 두 사람은 운명처럼 다시 이어지고 또 헤어졌다 만나기를 반복한다.

'유열의 음악앨범'의 시간은 1994년, 1997년, 2001년, 2005년까지 네 개의 기점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각 시대마다 시대성과 극중 주인공들의 감정과 상황을 표현하는 익숙한 OST들이 흘러나온다. 유열의 '처음 사랑', 신승훈의 '오늘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 토이의 '우리는 어쩌면 만약에', 핑클의 '영원한 사랑', 루시드폴의 '오, 사랑' '보이나요' 등의 명곡들은 그 시대의 감성을 되살리는 데 사용됐다.

노래 뿐 아니라 두 사람을 연결하는 메신저로도 시대성이 표현된다. 1994년이 집 주소를 알지 못하면 헤어진 사람과 다시 만나지 못하는 아날로그 시대를 보여준다면, 1997년과 2001년 PC통신과 인터넷의 태동기를 담고 있으며 2005년은 메신저와 문자로 활발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의 시작을 보여준다.

두 주인공의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영화이다 보니, 캐릭터의 서사에 공을 들였다. 과거에 묶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현우와 안정적인 현실을 바라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미수의 이야기는 인물들에게 깊이감을 부여하는 동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으로 보는 이들의 몰입을 끈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멜로인 동시에 성장담이다. 서로를 갈망했던 두 사람이 사랑을 하게 되고, 그 관계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았다. 향수를 자극하는 배경과 소품, 음악은 영화의 따스한 감성을 배가시킨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두 주인공의 서사에 밸런스가 맞지 않는 점이다. 영화는 위기를 부여하기 위해 현우의 과거를 갈등 요소로 사용했다. 하지만 '현우의 과거'에 방점이 찍히면서 상대적으로 미수의 캐릭터가 약해지고 만다. 현우의 과거를 보게 된 미수가 겪는 내면에 대한 묘사도 다소 피상적이다. 중요한 장면에서 감정을 깨는 튀는 선곡도 존재한다. 이야기나 화면은 섬세하고 예쁘게 빚어졌지만 사운드에 와서는 다소 거친 느낌을 준다. 28일 개봉.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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