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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북한 우라늄 광산 지역에 암환자·기형아…“핵폐기물 서해 유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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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유아시아 방송 “광부들 알수 없는 병 발생”

세계일보

북한 평안남도 순천시에서 우라늄광석을 캐고 있는 ‘월비산광산’ 청사 마을. 구글 맵스 갈무리


북한 평안남도 순천시 우라늄 광산지역 북한 주민들이 암을 비롯한 각종 불치병에 시달리고 있는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 미국 자유아시아 방송은 신의주를 오가며 장사하고 있다는 50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평안남도 순천시 동암리 야산에는 우라늄광석을 캐내는 ‘월비산광산’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이 광산에서는 젊은 제대군인 광부들이 우라늄광석을 캐고 있으며 광부가족들은 광산주변 단층마을에 모여 살고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소식통은 “올해 들어 북한 당국이 월비산광산 광부들에게 가족 배급까지 특별공급하며 더 많은 우라늄광석을 캐내도록 독려하고 있다”면서 “광산에서 캐낸 우라늄광석은 풍차(화물을 덮개로 가린 차)에 어디론가 실려가는데 목적지는 비밀에 부쳐져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광부들 속에서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이 발생하고 발병 몇 달만에 사망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 광부들이 공포에 떨고있다”면서 “그러나 당국에서는 발병의 원인도 조사하지 않고 사망한 광부의 가족들에게 특별공급을 해주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한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또 하나 심각한 문제는 우라늄광산에 배치된 후 결혼을 한 제대군인광부들 중에 성기능 마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방사성 감염을 고민하는 광부들이 광산당위원회에 찾아가 퇴직을 요구하고 있지만 광산간부들은 항의하는 광부들을 정신병자로 몰아 양덕병원(정신병원)에 격리시켜 버린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가끔 광부의 아내가 출산을 하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기형아를 낳는 경우도 있어 광부와 그 가족들이 방사성 공포에 떨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북한 당국)에서는 평안남도 순천 월비산광산에서 우라늄을 캐는 광부를 3년에 한 번씩 제대군인들로 교체하고 있다”면서 “광산광부들이 방사성에 노출되어 불치병이 나타나는 기간이 3년 이후부터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우라늄광산마을은 다른 지역과 달리 수돗물공급이 잘되고 있으며, 이 수돗물은 우라늄광산지역을 흐르는 수원지에서 끌어올린 물이어서 주민들과 어린이들이 방사성에 오염된 물을 마시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서 “광산마을 어린이들이 이유없이 코피를 흘리는 등 건강이상 증세를 보이는데도 당국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우라늄광산지역의 피해가 심각한데도 당국에서는 한 번도 원인조사를 하거나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거론한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방사능 오염을 거론하거나 광산을 떠나려는 주민들을 사상범으로 잡아들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는 “(순천)동암리 우라늄광산지역에서 나타난 암 발병과 불임, 기형아 출산 등은 방사능 피폭으로 암과 유전병이 발생한다는 의학적 상식에 부합한다”면서 “특히 해당지역 어린이들의 경우 방사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철저한 식수 관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우라늄 광산에서 보호 장구 없이 일하는 것 또한 상식에 반하는 일로 광산에서 날리는 먼지만으로도 호흡기를 통한 피폭이 가능한 만큼 이 지역에서 일하는 광산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가 시급하다”면서 “이 지역에서 근무하는 북한 주민들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당국 차원의 역학조사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북한의 평산 우라늄공장(맨 위 원)과 폐기물운반용 파이프(중간 원), 그리고 폐기물이 있는 저수지(맨 아래 원). 구글 맵스 갈무리


앞서 지난 15일 미국의 민간 북한 분석가인 제이콥 보글(Jacob Bogle) 씨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북한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 광산의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강변을 오염시킨 검은 물질은 우라늄 공장에서 나온 폐기물이라며 강물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보글씨는 “평산 우라늄 공장 바로 옆 강은 례성강과 연결돼 있으며 그 물은 남쪽으로 흘러 서해로 들어가는데 례성강 끝은 한국 영토인 강화도와도 아주 가깝다”고 말했다.

이에 원자력 전문가인 재미과학자 최한권 박사는 “평산 우라늄공장이 단순히 광석에서 우라늄을 뽑아내는 정련 작업만을 하는 곳이라면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초기 작업인 정련이 아니라 그 이상의 ‘농축분리’단계까지 이뤄진 상태에서 나온 폐기물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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