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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판매 '0원' ELS·DLS 속출…손실 우려에 판매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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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일주일 만에 투자금 30~40% 감소…"당분간 투자위축 불가피"]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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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국채 연계 DLS(파생결합증권)의 대규모 손실 사태로 파생상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DLS와 ELS(주가연계증권) 판매금액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백억원 규모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파생상품에 투자금이 한 푼도 안 모이지 않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초 DLS에 대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이후 1주일(8월12~16일) 간 DLS 발행금액은 1892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1주일 간 발행금액(3253억원)보다 41.8% 감소했고 올해 주당 평균 발행금액(4060억원)보다는 절반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이 기간 공모 DLS는 644억원, 사모 DLS는 1247억원으로 올해 주당 평균보다 각각 35%, 59% 감소했다. DLS에서 비중이 높은 사모 투자금의 감소 폭이 더 컸다.

ELS도 같은 기간 발행액이 1조348억원으로 전주(1조3433억원) 대비 23%, 올해 주당 평균(1조6410억원) 대비 36.9% 줄었다. ELS와 DLS는 상품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투자자들을 수시로 모집하기 때문에 시기마다 판매금액의 차이는 다소 발생할 수 있지만 이처럼 한 주 만에 판매액이 급감한 경우는 흔치 않다.

투자금이 하나도 모이지 않은 상품도 있었다. 지난 14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 NH투자증권의 DLS(3874호)는 모집금액이 약 119억원이었지만 청약은 한 건도 없었다. 지난 12~13일 청약을 받은 미래에셋대우의 DLS(5597호)는 100억원 모집에 단 4억원만 투자됐다.

ELS도 마찬가지다. 176억원 규모의 하나금융투자 ELS(10022호)의 청약금액은 0원이었고, 삼성증권 ELS(22342호)도 투자한도 100억원 중 한 푼도 모으지 못했다. 신영증권은 30억원 규모의 ELS 2건에 대해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투자자를 모았지만 역시 청약금은 없었다.

증권사들은 "투자금이 하나도 모이지 않는 사례는 종종 있다"면서도 "최근 DLS 사태 때문에 파생상품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원금 95% 손실이 발생한 독일 국채 DLS 사태가 불거지면서 다른 파생상품으로도 원금 손실 우려가 확산한 영양이 컸다는 의미다.

그동안 ELS와 DLS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저금리와 박스권 장세로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 5~6% 이상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올해 1~7월 ELS와 DLS 발행액은 각각 49조2298억원, 12조180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 14.8% 증가했다.

하지만 독일 국채 금리뿐 아니라 ELS와 DLS의 기초 자산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원유, 홍콩 항셍지수 등도 최근 하락 폭이 커지면서 다른 상품들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파생결합상품은 기초자산이 만기까지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을 제공하지만 하나라도 손실구간(녹인·Knock In) 밑으로 내려가면 큰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증권업계에서는 독일 국채 DLS 같은 대규모 손실 사태가 또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당분간 파생상품의 투자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홍콩 시위로 HSCEI 지수가 하락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ELS의 발행 감소는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손실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시장 전망의 변경보다는 투자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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