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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전 부산대 장학위원, "조국 딸 장학금 불법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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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산대학교 교수가 조국 전 민정수석 딸의 장학금이 불법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승윤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조국 딸, 장학금 불법 아닌가?"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정 교수는 "부산대 로스쿨 교수(장학위원도 역임한 적 있음)로서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 문제로 '부산대' 명예가 실추되고 있어서 가슴 아프다"며 "부산대학교 학칙, 장학금 규정에 따르면 최저 학점 기준이 있다. 2.5/4.5 이상 되어야 한다. '유급한 학생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주는 장학금' 규정. 어디에도 없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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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윤 부산대 로스쿨 교수가 21일 오후 3시 무렵 올린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조 전 민정수석의 딸 조모씨는 2016년부터 6회 연속으로 소천장학회에서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입학 후 두 차례 유급한 조 전 수석의 딸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소천장학회는 부산대 A교수가 만든 장학재단으로, 2015년부터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2015년 1학기엔 4명의 학생에게 각 150만원씩, 2학기엔 2명의 학생에게 1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했다.

정 교수가 페이스북에 글과 함께 공유한 “부산대학교 장학금규정”이란 제목의 문서를 보면, 11조(선발기준성적)에서 성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장학생 추천 및 선발 시에 기준 성적은 학부의 경우 2.5, 대학원은 3.0이며, 의학전문대학원과 의학과는 2.5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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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윤 부산대 로스쿨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부산대학교 장학금규정'. 11조에서 성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부산대 장학담당 부서는 “성적 기준의 예외가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부산대 측은 해당 규정 11조 3항에서 "입학시험성적우수자, 교육보호대상자, 가계곤란자 및 장학위원회에서 인정한 자 등 우선 선발 대상자의 선발 기준성적은 총장이 따로 정한다"고 명시한 부분에 따라서 예외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대 관계자는 “11조의 해당 기준은 각 과에서 성적장학금을 지급할 때 최저 기준 성적으로 참고하는 정도”라며 예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부 장학금을 교내 발전재단을 거쳐 지급할 경우에는 “외부 장학금에 명확히 예외기준이 명시 돼 있을 때”에 한해서 예외기준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부산대 의전원 장학담당을 맡고 있는 안순철 교수는 "부산대 의전원 장학규정에는 외부장학금의 경우 학점에 대한 제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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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전경. 신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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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윤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정 교수는 “부산대 의전원보다 부산대 전체 장학규정이 우선이다. 마치 ‘상위법’ 개념과 같다”고 주장했다. 또 11조 3항의 예외 규정에 대해서는 “‘우선선발 학생’은 말 그대로 입학 때부터 장학금을 받기로 정해져 있는 경우”라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데려오거나, 가계가 곤란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줄 때 적용하는 규정”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2013년 무렵부터 2년간 부산대 로스쿨 장학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부산대는 교내 발전재단을 거쳐 학교 승인하에 지급하는 외부 장학금은 교내 장학위원회나 학교장 등 학교 내에서 학생 추천권을 갖는다. 이렇게 교내 발전재단을 거치는 이유는 외부 장학금이라도 교내 발전재단을 거칠 경우 해당 대학의 장학금 실적으로 잡혀 교육부 평가를 받을 때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게, 복수의 부산대 교수들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조 전 민정수석 딸의 장학금에) 불법성이 있다는 건 나만의 주장이 아니”라며 “학내에서 담당 실무를 맡았던 교수가 먼저 내게 이 사안이 불법인 것 같다고 말하기에 직접 규정을 찾아 따져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학교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외부 장학금이라면 학교 추천을 안 받아야 하는데, (학교에서 추천한 것을 볼 때) 조 전 민정수석의 딸에게 나가는 장학금은 별도 규정에 의한 장학금이 아닌 일반 장학금"이라며 "기업에서 장학금 재원을 주더라도 학교에서 추천 시 성적 기준이 걸려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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