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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F-16 대만 판매 승인…한 달 만에 또다시 중국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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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에이브럼스 탱크 등 20억달러 이어 또 무기 판매 승인

클린턴·오바마도 ‘하나의 중국’ 인정하면서 대중 지렛대로

대만 국방 현대화계획 맞물려…미·중·대만 삼각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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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34, 버락 오바마 17, 로널드 레이건 9, 조지 W 부시 8. 미국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승인한 건수다. 겉으로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용인하면서도 대만 무기판매를 대중국 지렛대로 활용해온 미국의 양안(중국-대만 관계) 정책이 이 숫자들에 반영돼 있다.

CNN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20일 대만에 록히드마틴 F-16V 전투기 66대를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무려 80억달러(약 9조6000억원)어치다. 대만은 2026년까지 전투기들을 모두 인수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무기판매는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추진해온 국방 현대화계획과 맞물려 있다. 대만은 향후 몇 년에 걸쳐 노후한 F-5E 전투기들을 퇴역시키고 새로 받을 F-16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내년 1월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차이 총통은 올해보다 5.2% 증액된 내년 국방예산안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뉴스는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대만과, 중국과의 무역갈등에서 무기판매를 협상용 칩으로 쓰려는 트럼프 정부의 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처드 닉슨 행정부 때 중국과 수교한 이후로 미국은 베이징 측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해왔다. 그러면서도 대만관계법을 따로 만들어 1979년부터 대만을 배려해줬다.

이 법과 병존하는 미국 정부의 ‘6가지 보장’은 양안관계에 대한 미국의 기본원칙이다. 대만 문제에서 미국이 중국에 ‘예스’도 ‘노’도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전략성 모호성을 2016년 의회 결의로 명문화한 것이다. 6가지 보장 중 첫번째가 ‘대만 무기판매를 언제 중단할 지는 밝히지 않는다’는 구절이다.

실제로 미국은 그동안 중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대만 무기판매를 이용해왔다. 중국과 경제 갈등이 심했던 클린턴 때에는 패트리엇 미사일 판매를 비롯해 34건을 승인했다. 오바마 정부도 블랙호크 헬기 60대와 패트리엇 미사일 114기, F-16 전투기 145대 등을 내줬다.

공화당 정권인 레이건 정부 시절과 아버지·아들 부시 정부 때에는 상대적으로 양안 문제에 관심이 적었다. 1980년대에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만 무기판매를 대폭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무기판매를 잇달아 승인하면서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2017년 6월 AGM-154C JSOW 공대지미사일 시스템 판매 등 7건을 승인한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F-16과 F-5 전투기, C-130 헬기 등을 팔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에이브럼스 탱크 108대와 허큘리스 장갑차, 스팅어 미사일 등 20억달러어치의 무기판매를 승인했다.

한 달 만에 다시 전투기 판매를 승인하자 중국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 정부가 이번 계획을 의회에 알렸을 때 이미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되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경고했었다. 인민일보는 “차이잉원에게는 선물이겠지만 대만 주민들에게는 재난이 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인 때부터 차이 총통과 통화를 하며 ‘대만 지도자와는 전화도 방문도 하지 않는다’는 오랜 묵약을 깼다. 최근 무역갈등과 트럼프의 홍콩 관련 발언에 무기판매가 겹치면서 미·중·대만의 삼각관계는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구정은 선임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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