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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김연경 vs 태국 눗사라, 외나무 다리서 만난 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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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서 한 팀일 때 함께 휴가도

아시아 선수권 우승 놓고 격돌

중앙일보

한국 에이스 김연경과 태국의 간판 세터 눗사라 똠콤(아래 사진). 둘은 아시아 1위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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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31)이 친한 친구를 적으로 만났다. 태국 대표팀 주장 눗사라 똠콤(34)과 제20회 아시아선수권 대회 우승 트로피를 두고 맞붙게 됐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20일 끝난 아시아선수권 조별리그에서 2연승을 거뒀다. 한 수 아래인 이란(18일)과 홍콩(19일)을 상대로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주전에 의존하지 않고 선수 14명를 모두 활용하며 체력 안배도 했다. 대표팀은 대회 상위 8개팀(중국·일본 제외)에게 주어지는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티켓을 확보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두 차례 했다. 아시아 최강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주팅을 비롯한 1진급 선수가 빠졌다. 세계랭킹 6위인 일본도 20세 이하 청소년 멤버가 주축이다. 세계 9위 한국과 세계 14위 태국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태국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한국을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지난 6월 네이션스리그에서는 김연경이 빠진 한국이 태국에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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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에이스 김연경(위 사진)과 태국의 간판 세터 눗사라 똠콤(사진 가장 오른쪽). 둘은 아시아 1위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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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시아선수권은 8강 플레이오프 이후 크로스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A·C조 1·2위가 E조에, B·D조 1·2위가 F조에 편성된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A조 1위, 태국은 C조 1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게 됐다. 한국은 22일 오후 4시 30분 대만과 싸운 뒤, 23일 오후 4시 30분 E조 1위를 놓고 태국과 대결한다. 두 팀이 준결승에서 나란히 승리한다면 25일 결승에서 또다시 만날 수 있다.

한국의 ‘에이스’ 김연경은 이달 초 러시아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대륙간 예선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뽐냈다. 3경기에서 76득점을 기록하며 대표팀 공격의 절반을 떠맡았다. 러시아와의 최종전에서 집중 견제를 받고도 양팀 통틀어 최다인 25점을 올렸다. 김연경은 “러시아전(2-3역전패)이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팀이 점점 좋아진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세터 눗사라는 태국의 간판 선수다. 키(1m69㎝)는 작지만 현란하면서도 안정된 볼 배급 능력을 자랑한다. 2009년과 2013년 태국의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이끌었다. 아제르바이잔, 터키 등 유럽 상위 리그에서 활약한 경력도 있다.

김연경과 눗사라는 각자의 조국을 위해 여러 번 맞붙었다. 동시에 2016~17시즌 터키 페네르바체 동료이기도 하다. 시즌 뒤에는 둘이 몰디브로 여행을 간 적도 있다. 이후 소속팀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다. 러시아 대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놓쳐 자책하는 김연경을 눗사라가 위로하기도 했다.

둘은 내년 1월 열리는 올림픽 지역 예선에서도 대결을 피할 수 없다. 올림픽 출전권을 이미 확보한 중국·일본이 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과 태국은 또다시 우승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1진급 선수들을 내보낸 아시아선수권이 두 팀에게는 올림픽 지역 예선의 ‘전초전’이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친구를 만나게 된 김연경은 “태국전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까지 올림픽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는 눗사라는 “한국은 까다로운 팀이다. 하지만 꼭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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