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52억 소송에도 웅동학원 이사회 안열어···조국 부친에 배신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국 선친 70년 지기 김모씨 증언

"학원이 56억 빚 떠앉는 소송인데

가족들 짜고 소송 벌였다고 생각"

2006년 첫 소송 때는 조국이 이사

중앙일보

웅동학원이 운영하고 있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중학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한때 웅동학원의 이사로 재직했으며, 현재 이사장은 조 후보의 모친이다. 송봉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06년 웅동학원이 52억원의 채무를 떠안게 되는 소송과 관련한 이사회는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당시 이사장이었던 조변현(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친)씨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43년간 웅동학원 이사를 맡아온 김씨의 말이다. 김씨는 조변현 전 이사장의 웅동초등학교(당시 웅동국민학교) 1년 후배다. 김씨는 1976년부터 웅동학원 이사를 맡아오고 있다. 조 전 이사장은 1985년 웅동학원을 인수했다.

김씨는 2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6년 조 후보자의 남동생이 웅동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때 이를 이사회에 알리지 않았다”며 “웅동학원이 소송에 무변론 대응해 패소한 것도 이번에 언론 보도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남동생은 2006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공사대금 16억원과 지연이자 36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웅동학원은 1998년 웅동중학교 이전 공사를 조씨가 대표로 있는 고려종합개발에 맡았고, 실제 공사는 조 후보자의 남동생이 대표로 있는 고려시티개발이 진행했다. 당시 웅동학원은 고려시티개발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남동생은 2006년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해 52억원의 채권을 갖게 됐다.

김씨는“조씨는 웅동학원이 52억원의 채무를 지게 되는 중요한 소송에 어떻게 대응할지 이사회를 열어 의견을 구했어야 했다”며 “2006년 소송과 관련된 이사회는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웅동재단 이사회 회의록은 2017년 이후부터 이사회 회의록이 공개돼 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법에 이사회 회의록은 회의일로부터 3개월간 공개하게 돼 있다”며 “2006년 당시 이사회가 열렸는지 지난 16일 웅동학원에 자료 요청을 했지만, 아직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남동생은 첫 번째 판결로 인한 채권이 소멸 시효 기간(10년)을 지나려 하자 2017년 또 소송을 제기했다. 이때 채권자는 조 후보자 남동생의 전 부인과 ‘카페휴고’ 였다. 2017년 웅동학원은 모두 5차례 이사회를 열었다. 웅동중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사회 회의록을 모두 뒤졌지만 ‘학교법인을 상대로 한 양수금 소송 대응방안’은 단 한 번도 안건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김씨는 야당의 주장대로 조국 일가가 짜고치고 소송을 벌였다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그는 “웅동중학교 학생 수가 줄고, 폐교되고 나면 웅동학원 자산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70년 지기 친구와 그의 아들들이 그럴 줄 몰랐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웅동학원 이사를 맡았다.

이어 그는 “웅동학원은 가난한 학생을 위해 지역 유지들이 한푼 두푼 기증한 자산으로 웅동중학교를 세웠다”며 “조씨가 견물생심으로 욕심을 부릴 수 있는 그런 학교가 아니다”며 분노했다.

중앙일보

웅동학원이 운영하고 있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중학교 강당 '계광누리'. 이 강당은 2003년 3월 13일 노무현 전 대통령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교육부 특별교부금 8억 원과 진해시 지원금 2억 원 등 총 10억 원을 지원받아 2004년 10월 22일 준공하였다. 송봉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웅동학원이 소유한 웅동중학교는 1908년 세워진 계광학교가 전신이다. 일제시대였던 1919년 계광학교 교사들은 웅동지역의 4.3 독립 만세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1933년 폐교됐지만, 광복 직후인 1946년 웅동고등공민학교(중학교 교육과정)로 부활했다. 1952년 교명을 웅동중학교로 바꿨다.

중앙일보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씨는 “최근 조 후보자의 남동생이 채권을 포기하고, 기술보증기금에 빌린 돈도 갚겠다고 했지만 믿을 수 없다”며 “웅동중학교는 지역을 위한 학교다. 학교를 지키기 위해 웅동 지역민, 웅동학원 전·현직 관계자를 모두 불러서 확대간부회의를 곧 열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이병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