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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나경원 "한국당 들어오라" 안철수 측 "사지로 뛰어드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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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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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보수통합에 한 축으로 움직일까.

야권에서 내년 총선 전 보수통합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주가도 계속 오르고 있다. 처음엔 바른미래당에서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러브콜이 제기됐다. 안 전 대표가 어느 쪽에 합류하느냐에 따라 힘의 균형추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를 포함하는 보수 통합론에서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플랫폼 자유와 공화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안철수 전 의원부터 우리공화당에 이르기까지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 모두 같이 하는 게 진정한 반문(반문재인)연대”라고 말했다. 한국당 지도부가 공식 석상에서 안 전 대표의 이름을 거명하며 통합론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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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 참석 후 밖으로 나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 막기 위해 반문연대, 작은 차이 무시한 통합으로 가야한다"며 "안철수부터 우리공화당까지 함께"라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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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나 원내대표는 “통합의 구체적 방법은 가장 큰 집인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문을 활짝 열고 더 많은 분들에게 길을 주는 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에게 일단 한국당이라는 무대로 들어오라는 요청인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뿐 아니라 유승민·안철수가 들어와 경쟁을 벌이는 방향으로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그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대선후보로 나서면 된다“며 ”보수도 살고 (한국당의 인적ㆍ물적 인프라를 흡수하는) 유승민·안철수도 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해 지방선거 패배 후 독일에서 유학 중인 안 전 대표의 행보를 놓고 설왕설래가 오간다. 일각에선 제3지대 신당설 등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전 경기지사,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등과 함께 5인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보수신당을 창당할 것”이라 언급했다.

바른정당계와 내전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여전히 안 전 대표를 연대 대상으로 보고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한 당직자는 “안 전 대표에 대한 접촉과 설득을 병행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손 대표는 20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손학규와 안철수, 유승민이 함께 화합해 앞장서면 다음 총선은 우리의 승리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또 일각에선 안 전 대표가 전격적으로 한국당에 입당해 지지세가 하락 중인 황교안 대표의 대항마로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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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당의 진로와 내년 총선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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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안 전 대표 측의 생각은 어떨까.

안 전 대표의 측의 한 관계자는 한국당행에 대해선 “사지로 뛰어드는 셈”이라며 강한 톤으로 부정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꼬마민주당의 통추 세력과 합칠 때도 1:1 합당 형식이었다”며 “안 전 대표가 지금 홀로 한국당에 들어가서 무엇을 하겠나. 한국당만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다만 ‘제3지대 중도보수 통합론’이나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의 1:1 합당’에 대해선 “정국에 따라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안 전 대표의 복귀 시점에 대해서도 “아직은 군불떼기 수준”이라며 “중도·보수의 통합 논의가 더 진전되고 안 전 대표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전까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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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난 5월 6일 대선 당시 광주광역시 충장로 무등빌딩 인근 거리에서 유세를 펼치며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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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러브콜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국민의당 창당 때보다는 못하지만 여전히 상징성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비록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실패했지만 2016년 총선에서 양당 체제를 깨고 급조한 제3당을 이끌고 38석을 확보한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2012년 대선 실패 후 문재인 대통령이 그랬듯이 청와대와 민주당의 실정이 커지면 주요 대항마로서 보수층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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