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강경록의 미식로드] 세발낙지·육회·전복까지…“안먹고 가믄 섭하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목포 9미 중 으뜸 '낙지탕탕이'

이데일리

낙지와 육회, 전복까지 들어간 낙지탕탕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목포=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남 목포는 명실상부한 맛의 고장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서해에서 육지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어서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파도 위의 시장인 ‘파시’가 있던 곳이 바로 목포다. 서해와 남해의 모든 해산물이 목포로 모여들었고, 자연스럽게 음식문화가 발전했다. 특히 소금·쌀·목화 여기에 김은 1흑 3백이라는 특산품까지 만들었다. 풍부한 해산물과 식자재는 목포를 대표적인 맛의 고장으로 이름나게 했다. 세발낙지·홍탁삼합·꽃게무침· 꽃게장·먹갈치·민어회·병어·준치·아귀·우럭간국 등은 목포에서 꼭 맛보아야 할 목포 9미다.

이데일리

하당먹거리식당의 전복+소고기+낙지탕탕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할 음식은 바로 ‘낙지탕탕이’다. 주재료는 세발낙지다. 발이 가는 낙자라는 의미다. 낙지 새끼를 의미한다. 주로 가을이나 겨울 등이 제철이다. 자산어보에는 ‘낙지 서너 마리만 먹으면 강한 힘을 가지게 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갯벌에서 나는 산삼’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가을을 대표하는 음식이지만 사계절 내내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는다. 살아생전에 낙지를 좋아했다는 다산 정약용 선생은 ‘탐진어가’에서 ‘어촌에서는 모두가 낙지로 국을 끓여 먹을 뿐, 붉은 새우와 맛조개는 맛있다고 여기지도 않는다’라고 노래했다. 보통 통째로 나무젓가락에 말아 한입에 먹는 게 정석이다. 안전하게 먹으려면 칼로 몇 번 내리쳐 ‘낙지탕탕이’로 먹는 게 좋다. 서해와 남해에서도 잡히지만, 세발낙지는 목포·영암·무안·신안 등에서 주로 난다. 연포탕과 낙지비빔밥, 낙지호롱 등으로 자주 먹는다.

이데일리

전복+육회+낙지탕탕이 별미인 비빔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목포에서는 특이하게 낙지탕탕이소고기 육회와 전복이 들어간다. 소고기는 좋은 질의 동물성 단백질과 비타민 A, B1, B2 등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가가 높다. 조선시대 편찬한 한국 최고(最古)의 식이요법서 ‘식료찬요’에는 “소고기를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고, 기운을 북돋우며, 비위를 기르고, 골수를 채울 수 있다”고 했다. 전복 또한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중국에서는 상어지느러미, 해삼과 함께 ‘바다의 삼보’라고 한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기력 회복에 도움을 주며, 타우린 함량이 많아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고 간을 보호해 준다. 몸에 좋은 세가지 음식을 한번에 먹을 수 있는 것이 목포의 낙지탕탕이다. 옥암동의 ‘하당먹거리’가 목포 시민들이 자주 찾는 맛집 중 하나다.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숟가락으로 크게 한 숟갈 떠서 먹는 것도 좋지만, 김에 싸서 먹는 것도 별미다.

이데일리

전복육회낙지탕탕이를 김에 싸 먹으면 더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